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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부릉, 실패 딛고 1,000억 장전 재추진…1조 밸류 시각차 극복할까

휴맥스 지분 세컨더리 매각으로 구주 정리 완료

풀필먼트 서비스 위해 투자·운영자금 조달 나서

기업가치 1조 원 제시...1년 새 2배 이상 늘어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이 투자유치를 재추진한다. 그간 회사와 갈등을 빚던 구주주들이 지분을 처분한 이후 새로운 투자자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회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이 큰 만큼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릉은 최근 다수의 FI와 SI를 상대로 1,000억 원 규모 투자유치를 논의하고 있다. 주관사도 기존 삼정KPMG에서 삼일PwC로 변경했다. 휴맥스 등 구주주들의 지분 정리가 끝나면서 새로운 운영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휴맥스는 지난달 30일 보유하고 있던 메쉬코리아 지분 19.53%를 GS홈쇼핑에 약 508억 원에 처분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의도다.

메쉬코리아는 이번 투자유치에서 1조 원의 몸값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라스트마일 배송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조차도 지나치게 높아진 회사의 기업가치(EV)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 지난해 자본확충을 추진할 때 내세운 EV가 4,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여 만에 몸값이 2배 이상 뛰었기 때문.

더욱이 휴맥스-GS홈쇼핑의 구주 거래에서도 EV는 3,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주 예비입찰을 진행한 요기요의 희망 몸값도 2조 원 가량이었다는 점에서 아무리 배달 플랫폼의 눈높이가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산업은행의 스케일업 펀드에서도 메쉬코리아에 관심이 크다"면서 "그러나 1조 원 몸값이 과다하다며 6,000억 원 이상으로는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과의 눈높이를 얼마나 조율할 수 있는지가 투자유치의 성공을 가늠할 잣대다. 메쉬코리아는 지난달 강남구 논현동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1호점을 개설하는 등 도심 물류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금 소요가 늘어난 만큼 새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게 시급하다.

한편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16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 156억 원 대비 순손실이 늘었다. 같은기간 매출이 1,615억 원에서 2,564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장치와 임차보증금 등 투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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