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인터페이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적용한 D램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가바이트 수준 용량을 테라바이트 급으로 확장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이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최강자로서 기술 ‘초격차’를 다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CXL은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속기·메모리 등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주요 회사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고안되고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 DDR(Double Data Rate) 방식 D램의 경우 처리 가능한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는데 CXL 기술 적용을 통해 이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업계 최초로 대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적용되는 EDSFF 폼팩터를 CXL D램에 적용했다. 인텔 플랫폼에서 검증을 마친 삼성전자 CXL D램은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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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XL D램의 가장 큰 특징은 처리 용량이 획기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CXL D램은 당장 DDR D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D램 시스템에 추가 장착되는 방식으로 메모리 용량을 테라바이트 수준까지 확장할 수 있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AI·빅데이터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 메모리 확장에 대한 수요가 컸는데 CXL D램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클라우딩 시스템이나 데이터센터 구축에 초대용량 D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CXL D램 기술은 차세대 컴퓨팅, 대용량 데이터센터, AI 등 미래 첨단 분야에서 핵심 메모리 솔루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스마트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차세대 기술을 선도하고 CXL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CXL D램 외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차세대 표준을 주도하는 제품과 기술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데이터센터 전용 고성능 저전력 SSD 양산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을 개발했다. 이후 3월에는 업계 최초로 HKMG 공정을 적용한 512GB DDR5 메모리 모듈을 개발했고 지난달에는 SAS-4 표준을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SSD인 PM1653을 출시했다. 이와 같은 초격차 기술로 삼성전자는 지난 1993년 D램 시장 1위에 등극한 후 지난해 41.7%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선두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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