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예정대로 올해 7월쯤 토스뱅크까지 출범하면 인터넷 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최대 1.20%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저신용자는 신용 점수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820점 이하(4등급 이하)인 고객이다.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 기반 중신용 대출 상품의 한도는 지난 3월 기존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인상됐다. 올해 4월까지 카카오뱅크의 자체 중신용 대출 공급액(사잇돌대출 제외)은 1,180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567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 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는 지금보다 줄어든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신용 대출은 건당 1억 원에서 7,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케이뱅크 역시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정책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연내 출시하고 현재 출시한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장 대출금리 인하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토스뱅크도 출범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6일 정례 회의에서 토스뱅크 본인가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처음 인터넷 전문 은행에 도전장을 낼 때부터 중신용자와 신파일러를 포용하는 은행을 표방했다”며 “본인가를 받아 출범하면 그동안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에서 대출 받지 못했던 중신용자들이 1금융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해 도입됐지만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대출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신용 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은행 전체는 24.2%였고, 인터넷은행은 12.1%로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달 중금리 대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층 대출 확대를 위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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