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주식·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현상에 투자 목적의 가계대출도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 때문에 금융 불안 상태가 심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12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025조 6,985억 원으로 전월 대비 16조 1,453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2월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하면 한 달 만에 25조 4,000억 원이나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사상 최대인 11조 8,000억 원 급증한 데다 주택담보대출마저 4조 2,000억 원 늘었기 때문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대출에다 주택매매·전세거래 자금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까지 가세했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매입도 있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가계대출을 어떤 용도로 쓰는지 정확한 추적은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권 규제에도 가계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급팽창한 가계대출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을 가진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는 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금융센터 경제리스크분석부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 중 시장금리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경고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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