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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주부' 투자 광풍…은행 가계대출 사상 최대 폭증

4월 대출잔액 16조1,000억 늘어

SKIET 관련 대출만 9조원 넘어

신용·마통 등은 20조2,000억 ↑

삼성 상속세 납부용 대출도 영향

올 회사채 발행 2009년이후 최대





코인·주식·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현상에 투자 목적의 가계대출도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 때문에 금융 불안 상태가 심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중 은행 등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25조 4,000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9조 7,000억 원, 3월 9조 5,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10%대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 6,985억 원으로 전월 대비 16조 1,000억 원 증가했다.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보험회사 약관 대출 등을 중심으로 9조 4,000억 원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사상 최대인 11조 8,000억 원 급증한 데다 주택담보대출마저 4조 2,000억 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 금융권 기타대출은 20조 2,000억 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29일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로 기타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은은 SKIET 공모주 청약 이전 3영업일 동안 대출 추이를 살펴봤을 때 SKIET 관련 대출이 9조 원대 초반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과거 월중에 진행됐던 대형 공모주 청약과 달리 SKIET는 월말에 이뤄지면서 대출 상환이 반영되지 않아 월말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신용대출 대부분이 마이너스통장 한도 대출로 실행된 후 상당 부분 상환이 된 만큼 다음 달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일가의 신용대출도 영향을 끼쳤다. 삼성 일가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4월 28~30일 7,000억 원가량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여기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도 가계대출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일부 자금이 가상자산 투자에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면서도 정확한 용도 추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금융권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급팽창한 가계대출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을 가진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를 12조 원으로 추정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11조 4,000억 원 늘면서 전월(4조 6,000억 원) 대비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2조 원 늘어나면서 증가 전환했다. 중소기업대출은 9조 5,000억 원 늘었다. 은행이나 정책금융기관의 금융 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 수요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도 증가했다. 올해 1~4월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11조 원으로 2009년 1~4월(19조 5,000억 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달에도 회사채가 3조 2,000억 원,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가 2조 3,000억 원 늘어나는 등 순발행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박 차장은 “3월 결산 이후 4월부터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는 계절적 영향이 작용했다”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대기업들의 설비투자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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