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석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를 찾아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본다. SK그룹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핵심적으로 육성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직접 살피겠다는 의지와 함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미국의 정·관계, 재계 인사들과 두루 만나 한미 경제외교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4일(현지 시간) 전후에 미국 조지아주를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최 회장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조지아주로 넘어가 차세대 핵심 사업인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조지아주 1·2공장에 지금까지 1조 5,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내년까지 총 3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2공장은 내년 준공해 2023년부터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 합의 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조지아주를 방문해 “2025년까지 2단계 공사(3·4공장)가 완공되면 약 6,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SK이노베이션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조지아주 방문을 통해 ‘배터리 분쟁’ 당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켐프 주지사는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에 배터리 수입금지 결정을 내리자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세 차례나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방미길에는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동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관련 백신 생산을 계약한 바 있다.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반도체·배터리·바이오 협력이 꼽히는 만큼 관련 계열사를 모두 두고 있는 SK그룹이 양국 간 협력을 구축하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조지아주 청사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에 헌화하고 생존 참전 용사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비영리단체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박 회장과 더불어 프랭크 블레이크 전 홈디포 회장, 래리 엘리스 전 미 육군 예비역 대장 등이 참석한다. 켐프 주지사도 초대됐으나 참석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협회는 전했다. 한편 경제사절단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배터리 부문에서는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반도체 부문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또는 지난달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 참석한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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