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미국에 약 8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향후 수소 인프라, 도심항공교통(UAM)까지 중장기적으로 이같은 금액을 투자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 인프라, 도심항공교통(UAM) 등에 총 74억달러(한화 약 8조3,879억원)를 투자하는 방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르면 내주 초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계획을 전격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시작은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미국 현지 생산이다. 현대차는 올해 가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판매할 예정인 가운데 전기차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 전기차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투자 계획 검토에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출장을 자제해 오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 현대차 미국판매법인과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가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현지 생산 등 미국 내 투자 확대 가능성을 점친 바 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 기관이 외국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허가를 받도록 해 연간 6,000억달러(약 661조원)에 달하는 정부 조달을 자국 기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따라 정부 기관이 가진 44만대의 공용차량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미국 내에 전기차 생산 공장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현대차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과 LG도 현지 공장 투자 등에 압박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정의선 회장이 직접 나서 아이오닉 5 등의 전기차 현지 생산과 공장 증설 여부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토대로 현지 투자 규모와 범위 등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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