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회’ 서비스를 풀어냈던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김재현 대표를 중점적으로 담았습니다. 어떤 경험과 생각이 지금의 '인간 김재현'을 만들어 냈을까요?
흔히 현실주의자는 현실에 안주하며 적당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현실주의자가 될 것을 표방하는 한 여성이 있습니다. 그는 최근 120억원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국내 수산 스타트업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된 오늘식탁, 오늘회의 김재현 대표입니다.
수산업 대표와 여성은 그리 가까워 보이지 않는데요, 오히려 이 점을 흥미롭게 파고들어 자신 있게 시작했습니다. 막연한 이상 대신 주어진 과제를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나다운 해결책을 찾아 도전하는 것이 김재현 대표가 말하는 현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여성으로서 가져야 할, 어쩌면 버려야 할 마인드가 무엇인지 김재현 대표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저는 이상적인 것보다는 정말 날 것을 하고 싶어요.”
스타트업 대표, 여성, 마케터 등 모든 요소를 거슬러 가장 원초적인 김재현다운 것, 오늘회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성 대표가 되기 전에는 홍보대행사부터 마켓컬리의 마케팅 팀장으로 일을 했다고 들었어요. 커리어적으로 인상 깊은 시기는 언제였나요.
“가장 인상 깊었던 커리어는 ‘위메프’입니다. 오늘회를 운영하는 지금까지도 위메프에서 일했던 4년의 경험을 복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위메프 이 전에는 쭉 홍보대행사에서만 일을 했었기 때문에 IT 업계를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특히 성과 측정이 어려운 홍보 대행사의 업무와는 달리 명확한 마케팅 성과를 볼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홍보 대행사는 제안서와 보고서를 제출한 뒤에 프로젝트가 그냥 종료되는 경우가 많아요. 허무할 때가 많았는데 위메프에 왔더니 성과 측정이 구글 애널리틱스로 너무 명확하게 되는 거예요. 그 자체가 일차적인 충격이었어요.
위메프에 입사한 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상사분과 나눴던 대화가 기억에 남네요. 페이스북에 위메프 관련 홍보 콘텐츠를 올리는 것과 관련된 미팅이었어요.
제가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 마케팅은 브랜딩을 되게 잘해야 된다, 고객들이 호감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그런 콘텐츠를 계속 생산을 해야 된다, 그게 선순환 구조로 나아간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상사분이 딱 그러시더라고요. ‘커머스는 물건을 파는 거지. 마케팅은 물건을 파는 거야!’ 그때부터 저의 마케팅 철학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소위 팔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군요.
“맞아요. 브랜딩이라고 하는 것과 마케팅이라고 하는 게 ‘빛 좋은 개살구’ 일수도 있어요. 쿠팡에서 물건을 살 때 내가 쿠팡의 호감과 상관없이, 쿠팡에서 물건을 팔고, 가격이 적당하고, 문 앞까지 배송이 빨리 될 거라는 믿음이 있으면 거기서 사게 되죠. 거기에 마케팅을 어떻게 하든, 어떤 모델이 나오든 브랜딩이 막 번쩍번쩍하든, 이건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는 거죠.
위메프에 들어가서는 완전히 커머스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마켓 플레이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던 계기가 되었죠.”
-만약에 우리 회사의 제품과 비슷한 종류의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들이 여러 군데 있다면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우선순위를 점할 수 있을까요? 마켓컬리와 쿠팡을 예로 든다면요.
“먼저 이 부분은 경영상의 의사결정이랑도 연관될 것 같습니다. 마케팅에 쓸 수 있는 예산과 위험부담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전략 방향이 모두 달라요.
오늘회의 경우에는 브랜딩보다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접점을 많이 만드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고요. 마켓컬리와 쿠팡을 예로 든다면 마켓 컬리가 만들어내는 브랜딩이 가히 파워풀한데 마켓컬리에서 파는 상품이 다른 커머스에 없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요. 마켓컬리에서 팔고 있는 상품을 쿠팡에서 찾았을 때 생각보다 동일한 상품은 별로 없어요. 이런 관점에서 저는 마켓컬리가 브랜딩이 잘 돼서 성장했다기보다는 특별한 상품을 잘 확보하고 있고 상품의 독점 능력이 뛰어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만약, 마켓컬리랑 동일한 상품을 쿠팡에서 판다고 하면 반드시 쿠팡에서 사실 거예요. 왜냐하면 마켓 컬리는 새벽 배송을 해주지만 쿠팡은 주문 배송 시간만 잘 맞추면 아침에 주문한 게 그냥 저녁에 오거든요. 이게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접점’이에요. 한 번 배송을 받을 수 있는 것과 하루에 다섯 번 배송을 받을 수 있는 거는 접점의 차이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게 그 플랫폼에 가두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다시 생각해보면 마케팅이랑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커머스에서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가라고 봤을 때 그 비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해요. 단계적으로는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사업을 전반적으로 보면 마케팅과 브랜딩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같은 제품을 동일하게 새벽 배송할 경우라면 마케팅 비용을 더 많이 할인해주는 쪽으로 쓸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출혈 경쟁이 엄청 커져요. 그걸 막으려면 자사만의 독점 제품을 가져가거나, 접점률을 월등히 높이는 수밖에 없죠. 오늘회의 마케팅도 이 관점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오늘회가 외부적으로는 마케팅과 브랜딩이 되게 잘 되어있는 회사로 보이는데 마케팅에 투자금 등의 비용을 써봤던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접점을 많이 만드는 것과 제품 경쟁력을 갖는데 더 많이 주력하는군요.
“맞습니다. 오늘회의 접점이라고 하는 것은 배송 지역을 늘리는 거예요. 경기지역까지 빠른 속도로 확장을 했고 지금은 7시 저녁 배송도 합니다. 올해 2분기부터는 점심 배송도 할 거예요. 저희의 목표는 하루에 세 번 오늘회 배송을 받아 볼 수 있게끔 하는 거예요.
이런 방향성은 위메프에서 마케팅을 하면서 배운 것들이기도 해요. 위메프는 기프티콘을 무료로 주는 마케팅을 많이 했었어요. 기프티콘의 종류가 여러 개가 있다 보니까 스타벅스도 쏠 때가 있고 롯데리아를 쏠 때가 있고 종류가 다양했어요.
근데 이 반응도가 점포수랑 연관이 있었어요. 햄버거는 무조건 롯데리아가 제일 잘 돼요. 고객들은 무의식 중에 쉽게 취득하고 쉽게 갈 수 있는 접점이 많은 곳을 선택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많이 선택하는 이유도 브랜드를 선호하시는 부분도 맞지만 찾아가기가 쉬울 정도로 워낙 많기 때문이거든요.”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리더십과 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리더십이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 질문을 보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회사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리더십은 사실은 회사 방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거라 리더십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오히려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리더십은 '매니징(magaging)'에 가까워요. 조직원들을 관리하거나 성과를 관리하고 측정하는 거죠. 실제로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들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은 결국 매니징 능력이에요. 제가 대표로서 갖는 리더십은 매니징보다는 약간 버림의 미학이라고 해야 되나. (웃음) 제 손에서 업무를 덜어낼 수 있는 게 리더십이라고 생각해요.
회사의 팀장으로 있을 때는 조직의 KPI를 달성하기 위해서 팀원을 쪼아야 하고 성과를 낼 수 있게끔 계속 주시해야 되는 일종의 관리 능력들이 필요했었다면, 대표는 관리를 잘해야 되는 사람이 아니라 이 구조가 잘 운영될 수 있게끔 사람을 모으는 역할이에요. 저는 팀원분들에게 “어느 순간부터 오늘회는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요.
제가 상품팀에 뭘 만들어달라고 하더라도 제가 만드는 게 아니라 상품팀이 판단을 해야 하는 거고, 저는 상품팀의 의견을 믿고 신뢰를 해야 되고 그게 잘 나올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야 되는 거예요. 대표로서 가져야 되는 리더십은 이 사람들이 오늘회 내에서 충분한 시행착오를 할 수 있게끔 여유를 만들어내는 것, 오늘회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 그 정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리더십을 그렇게 거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웃음).”
-스타트업에서 갑자기 팀장이나 책임자가 되거나, 창업 후에 본격적으로 일이 진행되면서 갑작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대면한 여성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오늘회의 리더 중에서도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아요. 여성분들에게 팀을 이끄는 권한을 드리려고 할 때 본인은 못한다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본인은 서포트하는 사람이지 ‘리딩’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면서요. 그런데 비슷한 또래나 경력이 더 안 되는 남자분들에게 제안하면 실제 역량이 안될지라도 ‘오케이(okay)’해요. 이전의 실적은 어떤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와는 무관하게 일단은 자신감이 있어요.
저는 여성들이 이런 인식을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10년 차에 계시는 여성분과 남성분은 정말 달라요. 남성분들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해보자! 안되면 말지! 이런 태도로 밀고 나가요. 반면에 여성분들은 역량이 충분히 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들 스스로를 과소평가해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과거에 여성분들이 어떤 시도를 했을 때 억압을 받았던 것들이 영향을 주는 듯해요. 정말 구시대적인 옛날 말 있잖아요. 여자가 목소리가 크면 안 된다, 기센 여자는 안된다. 이런 안 좋은 인식과 편견이요. 여성들은 이런 점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고 자신감을 만들어 나가야 해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내가 그 자리에 올라섰을 때 나를 롤모델로 따라오는 후배 여성들을 생각해서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그러니까 기회가 주어지면 역량이랑 상관없이 그냥 맞서 보세요. 두 번, 세 번 생각하지 말고 그냥 도전해보세요. 잘 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쿨하게 아 못했다!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너무 조심스러워하지 말고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건 누가 맡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갑작스럽게 책임자가 됐다면 이전에 없던 권한과 책임이 주어질 거예요. 내가 가지는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하면서 누가 봐도 “저 여자 선배는 멋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스스로 인지하고 그 모습을 만들어나가야 해요.
저도 여성성에 갇히는 게 아니라 멋있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포지셔닝하려고 아주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도 그 부분이 리더십에 발현이 되고 있고요. 제 개인 취향은 흔히 여성스럽다는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일을 할 때는 그렇지 않아요. 지금도 검은색 목티와 청바지, 운동화까지 완전히 ‘스티브 잡스 룩’으로 입고 있어요. 제가 하는 말이 더 강력하게 보일 수 있도록 저부터도 저 자신을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대표만의 일상을 시작하는 하루 루틴이 있나요.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봐요(웃음). ‘워라밸’이라고 하지만, 저는 완전히 일만 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을 성취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편이에요. 회사가 10시부터 출근인데, 외부 미팅이 있을 때는 조금 더 일찍 출근하기도 해요. 출근해서 투자사나 제휴사 등과 미팅을 하다 보면 저녁 7시가 되고 미팅만으로 퇴근 시간까지 꽉 채우죠. 저녁 먹고 자정까지 본격적으로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컨디션이 정말 많이 나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마 이 인터뷰 끝나면 또 일하겠죠(스여일삶 에디터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시간은 밤 9시였다)?”
-대표가 되어 회사를 꾸려가는 일상의 가치관이 있나요.
““100명 중 100명 모두가 나를 좋아할 필요는 없다.” 이 가치관이 좀 더 확고해졌어요. 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합니다.
저는 직설적인 성향이에요. 어떠한 상황에서 해야 할 말이 있다면 돌려 말하지 않고 왜 이렇게 한 것인지 어느 부분이 부족한 것인지 바로 말해요. 물론 저희 직원들도 저한테 좋은 이야기만 하지는 않아요. 이렇게 물었을 때 대부분의 오늘회 직원들은 기분 나빠하지 않고 함께 ‘왜’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왜 하필 나를 질책하는지에 대해 파고든다면 오늘회와 맞지 않는 사람인 거죠. 그렇게 안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스트레스받지 말자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일에서 스트레스받는다면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저는 성격이 굉장히 단순해요. 집에 들어가서 회사 일을 생각하는 스위치를 끄는 그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거의 다 사라져요. 스트레스 관리하기에 딱 좋은 성격이죠?(웃음)
집에서 제가 궁금한 것들에 찾아보는 걸 좋아해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열심히 보고 또 구글링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요. 주말에 그렇게 온전히 검색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같이 해소돼요.”
-선배 여성 창업가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히려 여성 창업가라는 점을 이용했어요.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제가 화장품을 좋아하니 뷰티 쪽으로 창업할 줄 알았다고 이야기하셨거든요. 어쩌면 남자였다면 평범했을 사업을 수산업계 쪽으로 전혀 연고도 없는 여자가 한다는 의외성이 관심을 유발하기도 했죠. 그 점에서 분명히 이점이 많았을 거예요. 무엇보다도 남자 창업가들의 숫자가 많아서 그렇지 여성 창업가로서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건 편견 일 수 있어요. 오히려 여성 창업가를 우대하는 펀드나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매우 많아요. 목표하는 그림을 나의 능력과 비전으로 세상에 자신 있게 설득하기를 바랍니다.”
- 대표님의 삶의 자세와 생각을 표현할 내 인생의 한 문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실주의자는 이상주의자한테 반드시 미움을 받는다.” 항상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현실주의자가 되려고 합니다. 저는 이상적인 것보다는 정말 날 것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아마 신선식품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수평적인 문화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적극적으로 일하면서 동료의식이 굉장히 끈끈할 거라 생각하죠. 그런데 저는 그건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해요. 오늘회 조직은 그것보다는 더 현실적이에요. 오늘회에 모든 걸 바치라고 하기보다는 몸값 높여서 다른 회사 가라고 해요. 물론 오늘회 내에서 함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을 해나가면서 말이죠.”
-5년 후 10년 후의 오늘회는 소비자들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어있을까요.
“물론 그때도 쿠팡도 있고 마켓컬리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수산과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는 오늘회가 강력한 대체재가 되고 싶어요. 아마 이런 그림일 것 같아요. 새벽 배송으로 장을 봤는데 당근을 깜빡했다. 그런데 점심시간 전까지 물건을 받고 싶다? 그럼 오늘회를 이용하는 거죠. 수산과 신선식품에서 고객들이 언제나 찾을 수 있도록 확실한 포지셔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곳, 당일배송이 필요한 곳에도 오늘회 서비스를 오픈할 생각이에요. 보이지 않는 곳에 오늘회가 계속 들어가 있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산시장에서도 오늘회가 있을 수 있고 받아보는 채소에도 오늘회가 있을 수 있고 혹은 배달의 민족을 통해 회를 받았는데 패키지에 오늘회가 있을 수도 있고요. 더 나아가서 쿠팡의 제조업체였던 곳이 오늘회가 성장시킨 수산업체가 되어 쿠팡에 다시 납품하는 형태가 될 수 있어요. 온라인 커머스의 산업 전반이 오늘회를 통해 이어지는 거죠. 그 과정에는 굉장히 빠른 배송이 필요하니까 오늘회의 공유 배송이 네트워크가 되는 거고요. 조금 전에도 투자자분이랑 미팅하고 왔어요. 10년~20년은 걸릴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 한번 해보겠습니다!(웃음)”
-스타트업 여성들을 연결하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의 올해 슬로건은 “Better than yesterday”입니다. 더 나은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스타트업의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나답게 일하는 거예요. 보통 업무를 할 때 본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간을 많이 들여요. 엑셀을 못 하니 엑셀 공부하고, 영어를 못 하니 영어를 공부하려 하죠. 그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세요. 내가 어떠한 동기에 의해서 무엇을 위하여 움직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시게 더 중요해요. 나는 연봉만 많이 받으면 되는 사람인가? 혹은 개인적인 일상보다는 업무적인 만족감이 커야 하는 사람인가? 그러면 그런 형태의 회사를 찾아 들어가야 하는 거고요.
만능 플레이어 혹은 어떤 분야의 굉장한 전문가들만이 우대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보면 그런 공식은 없어요.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잡스의 형태로 일했고, 일론 머스크는 일론 머스크답게 일했어요.
홍보대행사에 있었을 때 제가 콘텐츠를 못 쓴다는 걸 느꼈어요. 유려한 미사여구를 쓴다거나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위메프에 가서 숫자로 말하는 마케팅이 딱 맞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나는 글을 못 쓰니까 글을 더 써야 한다고 접근한 게 아니라, 무조건 숫자로 일하는 마케팅만 해야 되겠다 하고 목표를 잡고 실제로도 그렇게 계속 업무를 이어오고 있어요.
지금은 콘텐츠는 콘텐츠 잘하는 사람한테 맡깁니다. 그게 리더십이고요. 본인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은 잘하는 사람을 찾아서 같이 가면 됩니다. 오늘회 팀은 내부 조직의 역할이 굉장히 명확하게 나뉘어 있고 오히려 멀티플레이어를 지양해요. 여러 가지를 잘 바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고 말도 안 되는 이상이에요. 마케터가 SNS에 콘텐츠도 올리고 광고 소재도 돌리고 퍼포먼스 마케팅도 하면서 제휴 마케팅까지 다 해야 한다면 당연히 한계가 있죠. 사실 그중에 하나만 제대로 해도 드라마틱한 성과가 나오거든요. 근무하는 8시간 동안 그 성과를 높이기 위한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야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오늘회 덕분에 저는 지금 100%인 형태로 일을 하고 있어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파악하고 자신감 있게 밀어붙이는 태도를 꼭 갖길 바라요. 계속해서 본인의 장점을 발현하는 형태로 일하면서 그 모습이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본인다운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오늘회 김재현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신선식품을 향한 개인적인 욕구와 우연히 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결해 탄생한 오늘회 이야기.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당당하고 자신 있게 원하는 목표를 그려가고 있는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신선해야만 하는 회, 그래서 빨라야 하는 배송 이렇게 두 가지만 보아도 참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어려움을 알고 시작했기에 오늘회는 이러한 난관들을 오히려 푸는 재미가 있는 미션처럼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실주의자를 꿈꾸는 김재현 대표가 만드는 일상은 어렵지 않습니다. 낮에 주문한 회를 바로 그날 저녁에 맛있고 신선하게 즐기는 것. 오늘회는 이렇게 당장 저 멀리에 있는 행복이 아닌 오늘의 행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회와 수산물을 넘어 더 넓은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100% 오늘회를 기대합니다.
/스여일삶 이서령, 정유진 에디터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