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둘러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반대하는 취지의 알트코인이 나왔다. 머스크가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 전량을 처분할 수 있다고 시사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1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스탑일론(STOPELON)’이란 이름의 알트코인이 등장했다. 이 알트코인이 발행된 취지는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머스크의 행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benzinga)에 따르면 스탑일론의 가격은 이날 한때 500%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머스크의 언행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면서 스탑일론이 주목을 받은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전날 머스크의 트윗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요동쳤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스터 웨일'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면서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남겼다. 이 트윗에 머스크는 "인디드(Indeed·정말이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트윗은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어서 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날 트윗으로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약 10시간 후 비트코인 판매설을 부인했다. 그는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계정의 트윗에 "추측을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라고 답을 달았다.
머스크의 암호화폐 관련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15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도지코인이 비트코인과 비교해 거래 속도와 규모에서 10배 낫고 수수료도 100배 저렴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16일에는 "비트코인은 사실 고도로 중앙집중화돼있다. 몇 안 되는 거대 채굴 회사들에 의해 지배된다"며 비트코인 채굴 방식을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페이팔' 전신인 온라인 금융서비스 회사를 창업했었다는 점을 강조하듯 "암호화폐 전문가 당신들, 페이팔을 들어봤는가. 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선 아마도 내가 당신들보다 잘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암호화폐 시장은 머스크의 발언에 휘둘리며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17일 비트코인 가격은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4만2,185달러까지 하락하며 2월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때 1조달러를 넘겼던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8,000억달러대로 내려오면서 8,33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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