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과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서울경제가 19일 KAIST 도곡캠퍼스에서 연 ‘기업가 정신 특별 대담’에서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포용적인 사회 문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 총장은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번 파산했어도 대통령까지 했는데 우리는 한 번 실패하면 일어나지 못한다”며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고, 실패해도 털고 일어나도록 보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KAIST에 실패연구소를 세우겠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대학에서 여전히 논문 위주의 풍토가 강한데, 연구실마다 하나씩 창업하는 ‘1랩1벤처 운동’을 내세웠다”며 “창업 교수들의 부담과 리스크는 줄여주되 역설적이지만 교수들도 기술 사업화를 추구하면 교육·연구도 더 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황 회장은 “실패가 용납되려면 투명성을 전제로 투자자와 창업자의 업무 분담이 명확해야 한다”며 “창업자가 외부 자금을 빌렸을 때도 의무적으로 모든 것을 공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ESG 경영이 적극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업이 실패해도 창업자와 가족이 망가지지 않는 이유는 ESG를 생활화하기 때문”이라며 “창업자가 자기 돈과 남의 돈을 구분하고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ESG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엔젤 투자 문화라든지 창업자가 성공한 뒤 엔젤 투자에 나서는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다”며 “정부가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마중물을 충분히 대줬으니 이제는 민간에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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