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국내 식품포장용 랩·비닐 시장 1위를 차지해온 크린랲이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한다.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주방용품 이외에 ‘펫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크린랲은 기존에 보유한 유통 채널과 섬유 소재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크린랲은 이달 초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옆 부지와 건물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펫 사업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펫 카페부터, 펫 레스토랑, 펫 미용숍, 펫 유치원, 펫 호텔 등 반려동물 종합 프로그램을 갖출 계획이다. 서울 중심지에 위치하면서도 넓은 부지에 반려동물이 뛰어놀 수 있는 프리미엄급 펫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크린랲은 이 곳을 펫 사업의 오프라인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전문 펫 사업자의 컨설팅을 받아 건물 리모델링과 시설 확장을 거쳐 오는 7월 중에 새로운 이름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크린랲은 신규 오프라인 펫 공간 오픈과 함께 반려동물 용품 론칭도 추진하고 있다. 우선은 그동안 자체 개발해 온 섬유 신소재를 활용해 배변패드, 배변봉투 등 반려동물용 일회용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크린랲은 펫 사업 분야를 새로운 자회사로 설립하기 위해 최근 사내 브랜드명을 공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영역으로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승문수 크린랲 대표는 "서울 핵심 입지에 펫 사업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크린랲의 기존 소재 개발 프로젝트와 접목한 반려동물 용품 사업에 시너지 밸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크린랲은 지난 2018년 승 대표 취임 후 기존 식품용 비닐랩 사업을 효율화하고 신사업 개발에도 힘을 써왔다. 1984년 최초로 인체에 무해한 비닐랩을 선보인 뒤 비닐랩, 비닐장갑 등 식품포장용품에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장기간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기존 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신규 사업 발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린랲은 2018년 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광학필름 제조사 클랩을 신규 설립했다. 지난해 6월에는 토종 건전지 제조사였던 로케트전기 출신 임직원이 세운 알이배터리를 인수해 하이퍼맥스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강화해 주방·생활 용품은 물론 마스크, 생리대, 건강기능식품까지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크린랲의 매출액(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1,483억 원을 기록했다. 승 대표는 "취임 후 최소 120억 원 이상을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투자해오고 있다"며 "뿌려놓은 씨앗 중에 성과를 보이는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크린랲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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