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관 당국이 중국의 신장위구르 면화 사용을 이유로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셔츠의 수입을 금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 면화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등 서방의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의류 업체들은 ‘양자택일(兩者擇一)’ 처지로 몰리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올해 1월 신장위구르에서의 인권침해·강제노동 관련해 수입 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 수입통관을 막았다. CBP가 지난 10일 공개한 문서를 보면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수입통관 절차가 진행 중이던 유니클로의 해당 제품은 올 1월 5일 압류됐다.
미 당국은 이 의류가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으로 신장위구르에 본부를 둔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産建設兵團·XPCC)을 통해 공급받은 면화로 제조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인 작년 12월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생산에 관여하는 면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생산 과정이 복잡해 원산지를 특정하기가 어려운 면 원재료에 대해 미 당국은 수입하는 기업에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증명을 의무화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3월 해당 제품의 원재료가 중국이 아닌 호주 등지에서 조달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미 당국에 수입금지 철회를 요구했지만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당했다.
앞서 유니클로 측은 전반적인 신장위구르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한 논평을 거부해 왔으며 “회사는 정치적 문제에 관여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현재 유니클로는 미국에 47개, 중국에 809개의 매장을 각각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5분의 1을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이번 미국의 유니클로 제품 수입금지에 따라 신장위구르산 면화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의 패션브랜드 무인양품(MUJI)이 신장산 면화를 사용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런 발표 이후 무인양품의 중국내 판매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나이키와 스웨덴 H&M은 거꾸로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공개하면서 중국에서 거센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중국에서는 곤혹을 치렀다. 이들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은 사실상 중국 정부가 조종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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