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인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강조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고려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단기 약세를 전망했다.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비트코인(BTC)은 전날 밤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19일 밤 9시 5,100만 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4,510만 원까지 밀려났다. 밤 10시에는 4,200만 원으로 후퇴했다.
20일 오전 9시 50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15% 오른 4,90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20% 이상의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되며 가격이 상승했다.
동시간대 코인마켓 캡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6.49% 내린 3만 5,663달러(약 4,04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밤 10시 최저 3만 681달러(약 3,474만 원)까지 밀려나면서 간신히 3만 달러를 방어했다.
이더리움(ETH)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19일 밤 9시 이더리움은 364만 원에서 287만 9,000원까지 밀려났다. 한 시간 뒤인 밤 10시에는 257만 6,000원까지 하락했다. 20일 오전 9시 50분에는 전일 대비 10.59% 내린 302만 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는 전일 대비 33.35% 하락한 2,235달러(약 270만 원)에 거래되면서 21%대 김치 프리미엄을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 급락 원인으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공개한 4월 FOMC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경제 활동이 회복되면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절하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사한 점이 암호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간 달러 가치 하락으로 암호화폐, 주식 등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투자 대신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협회, 중국지불결제연합 등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투자자는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기성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 재산의 안전을 침해하고, 경제·금융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관이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출시하면 안 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이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일체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및 ICO를 금지해왔지만, 개인의 암호화폐 거래에 직접 간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전문가는 단기 약세를 예측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고래(대형 투자자)의 매도 지표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고래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지속 입금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상 암호화폐 대량 현금화를 위한 행위로 풀이된다. 그는 "이번 하락이 단순 조정이라면 매도 지표도 다시 안정화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비트코인 저점을 다시 시험해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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