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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웅진씽크빅, 1년 만에 북센 되샀다…배경은?

재무구조 개선 위해 처분한 웅진북센

1년 만에 되사와…금융 비용 50억

선순위LP, 1년 투자해 8.8% 수익 돌려받아

센트로이드, 첫 바이아웃 거래 엑시트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알짜 계열사 웅진(016880)북센을 처분했던 웅진그룹이 1년 만에 회사를 되찾아와 그 배경이 주목된다. 웅진그룹은 북센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핵심 자산 중 하나인 대전 물류센터도 처분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씽크빅(095720)은 PEF 운용사 센트로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웅진북센을 재인수하기 위해 원금과 함께 7.5% 수준의 콜옵션 이자를 지급했다. 거래 가격은 538억원이다.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자회사를 1년 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맡긴 대가로 약 45억 원을 지급한 셈이다.

지난해 5월 ㈜웅진은 웅진북센 지분 72.9%를 센트로이드에 493억 원에 처분한 바 있다. 코웨이 인수 여파로 그룹 전만이 유동성 문제를 겪자 알짜 회사를 처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했다. 대신 웅진그룹은 매도일로부터 1~3년이 되는 날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걸었다. 더불어 센트로이드가 웅진북센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북앤로지스틱스’에 계열사 웅진씽크빅이 120억 원을 출자해 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북센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룹의 콜옵션 행사는 2024년까지 가능하지만 시간을 끌수록 북센 인수 가격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최대한 빨리 콜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과 센트로이드의 매매 계약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7.5%의 콜옵션 이자를 지급하거나 북센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에 19배의 멀티플(배수)을 적용한 가격 중 높은 가격으로 인수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



올해의 경우 웅진그룹이 콜옵션 이자를 지급하는 편이 유리했지만, 내년부턴 상황이 달라진다. 북센 측에 따르면 회사의 연간 에비타는 올해 7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주춤했던 학교와 도서관 매출이 올해 교육청 예산안 책정에 따라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실적이 올 초부터 반영되기 시작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센트로이드의 경영 전략도 효과를 보고 있다. 창고가 있는 판매자가 시스템만 빌리는 이베이코리아의 벤더플렉스 방식을 적용해 쿠팡에 의존하던 온라인 매출처를 다변화했고, 포장재와 포장 방식을 변경하는 등 물류 비용을 줄였다. 북센의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339억 원이었는데 올해 435억 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억7,000만 원에서 12억 원으로 개선됐다.

예상 실적을 감안하면 웅진그룹은 추후 북센을 되사오기 위해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북센 매각가의 두 배를 넘는 규모로 웅진그룹에겐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콜옵션 행사 가능 시점이 도래하자마자 지분을 되사온 배경도 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 된다.

웅진씽크빅이 ㈜웅진 대신 회사를 되사오면서 웅진씽크빅의 희생도 있었다. 웅진씽크빅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750억 원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달 대전 소재의 물류센터를 BGF리테일(282330)에 처분해 인수 자금을 400억 원을 마련했다. 또 지난해 센트로이드의 후순위 LP로 참여했지만, 선순위 투자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 8.8%의 수익률을 우선 돌려줘야 해 ㈜웅진 대신 금리 차익을 지급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거래는 센트로이드의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포트폴리오의 첫 회수 사례다.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MG새마을금고와 VIP자산운용, IBK캐피탈 등 선순위 투자자에 8% 후반대의 확정 수익률을 돌려주게 됐다. 센트로이드는 이달 초 글로벌 골프업체 테일러메이드를 전략적투자자(SI) 없이 성사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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