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의 가격 급락으로 국내 암호화폐 관련주들도 덩달아 급락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CBDC)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덴트(121800)는 전 거래일보다 10.80% 급락한 9,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덴트는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최대 주주다. 자회사가 빗썸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036090)도 이날 주가가 4.58% 하락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들고 있는 우리기술투자(041190)(8.12%)·한화투자증권(003530)(6.61%) 역시 급락세로 마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이 촉발한 암호화폐 하락장에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관련주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은 한때 30% 이상 떨어져 3만 달러 선을 위협받았고 이더리움·도지코인도 20% 급락했다.
암호화폐주 급락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 관련주들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금융 자동화 기기 전문 업체 로지시스(067730)는 전일 대비 3.35% 오른 9,250원에 마감했다. 현금 자동 지급기 업체인 한네트(052600)도 2.99% 올랐으며 한국전자금융(063570)(2.09%)·케이씨에스(115500)(1.99%)·푸른기술(094940)(5.77%) 등도 상승 마감했다.
한국은행의 올 하반기 CBDC 모의실험 진행 소식도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NAVER)·카카오가 CBDC 발행 사업의 유력 파트너로 거론되는 가운데 로지시스는 네이버 CBDC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CBDC는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보증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CBDC는 코인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중앙은행 전자화폐에 가깝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비트코인 투자 이유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현재 ‘디지털 금’으로서 투자되고 있는 건 맞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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