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갖고 있는 정치적 지향을 알 수 없는데 함께할 것을 전제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당권 주자들이 윤 전 총장과의 과거 인연 등을 고리로 ‘윤 전 총장 영입 마케팅’에 나서자 이에 반발하며 자강의 필요성을 내세운 것이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전직 의원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차기 당 대표로서 비전과 공약을 발표하며 ‘자강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선 지지율·다자대결·양자대결 모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위다. 그러나 저는 착시현상이라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은 아직 우리 당 사람이 아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말도 아직 안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너는 윤 전 총장을 잘 아냐고 한다면 (지금 유튜브로 중계되는) 방송이 아니라면 드릴 말씀이 많다”면서도 “그렇지만 ‘통화하는 사이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대선 전략의 본말전도는 일으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 개방 경선으로 문호를 개방해서 의외성, 역동성을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 영입에 열을 올리는 ‘선배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경험을 강조하는 선배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대선) 해법이 있다. 안타깝게도 오로지 윤석열”이라며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다. 윤 전 총장은 일단 정치 참여 선언이 없었고, 모두 우리 판단과 추정에 근거한 것들 뿐”이라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동문이라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KTX에서 몇 번 만나서 입당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마포포럼 강연에서 “윤 전 총장과 KTX를 타고 같이 내려가다가 검찰까지 몇 차례 태워준 적 있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비판이다.
한편 김 의원은 암호화폐에 대해 정부가 보호 장치 없이 과세 계획만 세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대세가 된 가상화폐 투자는 지금 청년들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다 끊어 놓은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며 “좌절된 이들에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다리로 보인 가상화폐에 아무 보호장치를 해준 것이 없다. 그러면서 돈만 뺏어가겠다는 것은 현대판 탐관오리와 다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가상화폐가 아직은 완벽한 가치투자가 아니지만 투자한 청년들은 미래가치를 보고 들어간 것”이라며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과 꿈을 향한 의지를 어떻게 뒷받침해줄지 고민해야지 세금만이 이 정부의 열정을 불태우는 유일한 정책이 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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