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습니다. 급격한 변화로 인해 우리가 겪는 일상 속 불편도 늘었지만, 생계의 위협 등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아졌죠. 그리고 코로나19로 멈춰선 곳이 또 한 곳 있습니다. 독거노인, 노숙인,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의 끼니를 제공하던 무료급식소인데요. 이렇듯 코로나19는 개인의 최소한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회 안전망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 취약계층 '끼니 해결사'로 나선 SK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SK그룹인데요. SK그룹은 올해 1월 초, ‘한 끼 나눔 온(溫)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손님이 줄어 힘들어하는 영세 음식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아 식사가 어려운 취약 계층에 지원하는, 상생 프로세스를 만들겠다고 나선 건데요. 매년 진행하던 신년회 비용도 전액 환원하여 3개월 동안을 긴급 지원 기간으로 정해 총 40만여 끼니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3월 말까지 전국 19개 지역에서 20개 관계사가 함께 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54만여 개의 도시락을 지원했습니다. 도시락의 패키지 또한 친환경 소재인 다회용기나 재활용이 쉬운 PP소재의 일회용기를 사용하고, 스티커 등의 부속품 역시 과감히 생략했죠.
◇ 행복도시락에서 시작된 ‘한끼 나눔 온(溫)택트 프로젝트’
그런데요, SK가 끼니에 관심을 보인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닙니다. 시작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가죠. 2006년, SK그룹은 결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도시락 캠페인을 시작했는데요. 끼니를 걱정하는 아동과 노인에겐 매일 따뜻한 도시락을 제공하고, 동시에 저소득층, 경력단절 여성 및 고령자와 같은 취약계층에겐 안전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행복도시락센터와 행복나래도 설립했죠. 2020년에 이르자 행복도시락은 전국 28개 센터에서 매일 12,000개의 도시락을 전달하는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행복도시락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2013년,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이 있었는데요. SK그룹은 행복도시락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결식문제를 해결할 순 없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28개 법인 조합원이 모여 식자재 공동구매, 공공급식 메뉴 개발, 위생관리를 함께하고, 나아가 다양한 협력 사업까지 진행하는 협동조합이 탄생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SK그룹은 더 많은 기업과 기관이 참여할수록 문제 해결 속도가 빨라진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SK그룹은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2016년, 행복얼라이언스를 설립했는데요. 행복얼라이언스는 ‘최소한 끼니를 거르는 아이는 없게 하자’라는 목표 하에 전문성과 자원을 가진 여러 주체들이 모인 사회공헌 플랫폼입니다. 설립 당시(2016년 11월)만 해도 14개 멤버사 기업밖에 없었지만, 2021년 4월 현재, 103개 기업과 8개 지자체, 그리고 일반 시민 약 27,000명이 함께 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죠.
그러니까 ‘한 끼 나눔 온(溫)택트 프로젝트’는 단편적인 활동이 아니라, 행복도시락으로부터 시작된 15년이란 시간이 쌓여 나온 결과인 겁니다. 사회 문제는 워낙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보니 어느 한 기업이나 기관이 단독으로 나서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행복도시락이 단편적인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건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많은 이들을 모아 체계를 세우고, 행복얼라이언스를 통해 더 많고 더 다양한 주체와 함께 힘을 모으게 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점차 키웠기 때문입니다.
◇ 끼니 관심으로 이어진 SK ‘행복경영’
그렇다면 왜 SK그룹은 끼니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요? 그 바탕엔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이란 경영 철학이 있는데요. SK 그룹은 경제적 가치·사회적 가치·구성원의 행복 3박자를 추구하는 행복 경영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 가치 창출’에 관심을 갖는 건 기업의 사회 활동이 비용으로 인식되던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존속할 수 있어야 기업 역시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관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데요.
SK그룹 최태원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SK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SK가 잘해서만이 아니라 사회가 허락한 기회와 응원 덕분이라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참여하는 이들이 느끼는 바도 컸습니다. 봉사에 참여하며 시골에 계신 할머니를 떠올리기도, 단순한 기억을 넘어 에너지를 얻기도, 다음 나눔을 기약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끼니는 소중합니다. 괜히 밥과 관련된 말들이 이렇게 많은 게 아니겠죠.‘행복도시락’부터 ‘한 끼 나눔 온택트’로 이어진 SK그룹의 한 끼 나눔 과정 앞으로도 그 행보가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본 원고는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제작되었습니다.
/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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