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와 같은 전문직 인력들이 보험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보험 상품이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설계사들의 전문적인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부터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이나 법인을 위한 보험 상품 소개와 함께 세무와 상속·증여 등 종합적인 솔루션까지 도와줄 수 있는 만큼 전문직 설계사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보험 시장은 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소위 ‘보험 아줌마’들이 주축이었다가 2000년대 초반에는 대졸 설계사들이 직장인들에게 세액공제 등 재무 설계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옮겨갔다. 최근에는 카카오·토스 등 플랫폼을 통해 간단한 보험 상품 비교나 맞춤 상품 추천 등은 비대면으로 손쉽게 이뤄지면서 전문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설계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설계사 조직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법인 및 고액 자산가를 위한 세무·회계·법률 자문 등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직 설계사 조직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 소비자의 수요가 다양화되고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는 것에 발맞춰 설계사 조직도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메트라이프 전문직 설계사 조직인 T&I조직 설계사 수는 지난 2017년 8월 27명으로 시작해 현재 235명에 달한다. 생명보험사 설계사 조직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T&I조직은 지난 1년간 인원이 두 배나 늘었다. T&I조직은 세무사·회계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며 변호사·변리사·노무사·감정평가사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투잡’ 차원에서 보험 영업을 병행한다.
메트라이프 T&I조직은 보험 업계의 전문직 조직 중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출범부터 조직을 키워낸 여종주 메트라이프생명 T&I지점장은 “다른 보험사는 전문직 역할이 설계사를 돕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T&I조직에서는 이들이 직접 보험 판매 및 상담에 나서도록 했다”며 “전문직들 스스로가 영업력을 키우고 금융 상품 전반의 다양한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등 철저한 교육 시스템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전문직들에게도 보험 시장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전문직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만큼 보험 설계를 통해 영업력을 키우고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I조직에서 보험 설계를 시작한 후 평균적으로 본업 소득이 120~1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관련 소득도 본업의 60~70% 가까이 되거나 T&I조직에 합류한 후 총소득이 800% 이상 성장한 경우도 있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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