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충분한 인컴과 잠재 수익률을 확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패시브 전략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패시브 전략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액티브 전략은 여러 가지 대응 방법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채권시장을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액티브 전략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듀레이션 관리로 금리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듀레이션을 축소하면 금리 상승에 따른 변동성과 손실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듀레이션을 지나치게 줄여서는 안 된다. 듀레이션이 긴 국채는 채권 수익률이 낮거나 마이너스인 경우에도 회사채 및 주식 관련 손실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즉 위험 자산이 고수익을 창출하는 기관차라면 듀레이션은 그 열차를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선로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서로 다른 리스크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듀레이션이 회사채 관련 손실의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면 신용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배분은 위험 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때 상승 랠리에 탑승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국채 및 기타 금리에 민감한 자산과 성장 추구형 신용 자산을 연계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신용 바벨 전략’은 가장 효과적인 액티브 전략 중 하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액티브 매니저들은 금리와 신용 리스크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특정 순간에 어느 쪽으로 더 기울어야 할지에 대해 더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셋째, 현재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크레디트 채권에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하이일드(고수익) 회사채와 같은 위험 자산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는 금리 상승 환경에서 성과가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크레디트 채권은 매력적인 상대 수익률과 국채와의 낮은 상관관계로 인해 이러한 환경에서 방어적인 역할도 한다. 다양한 섹터와 지역에 걸쳐 회사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 역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별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펀더멘털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지만 낮은 금리와 높은 불확실성의 시대가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액티브 전략을 바탕으로 채권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면 하방 리스크 완화와 매력적인 인컴 및 잠재 수익률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 부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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