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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같은 샤갈 그림 45억원에 경매 오른다

26일 열리는 케이옥션 5월 경매

1970년대 생폴드방스에서 그린 작품

'이건희 컬렉션' 효과로 기대 모아

마르크 샤갈의 1973년작 '생 폴 드방스의 정원'이 시작가 45억원에 오는 26일 열리는 케이옥션 5월경매에 출품된다. /사진제공=케이옥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평생 수집해 유족이 국가기관에 기증한 2만3,000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 일명 ‘이건희 컬렉션’ 중 유난히 화사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Les amourreux aux bouquets rouges)’이다. 92×73㎝ 크기의 이 작품은 1975년, 샤갈이 프랑스 남부 니스 지방의 생 폴 드 방스에서 그린 것이다. 신비로운 푸른 색조를 배경으로 화병에 꽂힌 붉은 꽃들이 분수처럼 피어오른 작품이다. 화면 중앙을 차지한 꽃병 왼쪽에 등장하는 연인은 샤갈 자신과 첫사랑 벨라다. 결국 꽃다발은 이들의 사랑을 상징한다. 주변을 채운 마을 풍경, 과일 바구니와 와인병까지도 사랑스럽게 묘사돼 있다.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인 마르크 샤갈의 1975년작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사진제공=케이옥션


이와 비슷한 시기, 같은 곳에서 제작된 샤갈의 작품 ‘생 폴 드방스의 정원(Les Jardins de Saint Paul)’이 시작가 45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오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케이옥션 사옥에서 열리는 ‘5월 경매’를 통해서다.

경매 출품작 ‘생 폴 드방스의 정원’은 1973년작이며 크기는 81×116cm로 ‘이건희 컬렉션’ 작품보다 좀 더 크고, 만개한 꽃이 풍요로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샤갈의 그림에는 꽃이 자주 등장하는데,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떠나온 벨라루스 비테프스크에 이어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생 폴 드 방스에 정착한 1950년 대 이후로는 꽃이 독립적인 모티브로 사용됐다. 역시나 꽃다발 아래로는 사랑스러운 여인이 공존하며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증폭시킨다. 국내 경매사에서 거래된 샤갈의 작품 중 최고가는 지난 2019년 11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37억6,000만원에 낙찰된 ‘파리의 풍경’이었다. 이번 샤갈 작품의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경매에서의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같은 크기·구도, 유사한 시기의 ‘수련’이 출품돼 추정가 4,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7,040만 달러(약 800억원)에 팔렸다.

한편 케이옥션은 이번 ‘5월 경매’에 총 147점, 약 140억 원 어치의 작품을 출품했다. 샤갈의 그림이 최고가 출품작이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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