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전날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만났다. 금융권에서는 5대 금융 지주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을 우리나라 대표 금융 지주 수장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우리 금융사의 인도네시아 투자 활성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금융사들은 인도네시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0년 국내 은행 해외 점포 현황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인도네시아 점포 자산 규모는 2018년 말 63억 4,000만 달러에서 2019년 말 78억 달러로 늘더니 지난해 말에는 132억 7,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2년 사이 2배 넘게 늘었다. 점포 개수 역시 2018년 말 8개에서 2019년 9개, 지난해 말 11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개별 금융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하며 현지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역시 현지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17억 원에서 올해 1분기 61억 800만 원으로 급증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나·우리·농협지주 역시 현지에 진출해 있다.
그동안 우리 금융사들은 해외 진출, 나아가 ‘신남방 정책’의 일환으로 동남아 시장을 두드려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제약과 미얀마 군부 쿠데타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인구 수도 많고 평균연령도 낮아 떠오르는 세계 경제 성장 엔진으로 평가 받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판자이탄 장관과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은 지난 23일 전용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정·재계 인사를 두루 만난 후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귀국할 예정이다. 루훗 장관은 지난달 8일 자카르타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박태성 대사와 주요 한국·한인 기업인들을 초청해 ‘인도네시아-한국 투자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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