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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어피너티, 교보생명 인수금융 연장 추진

분쟁 결과 나올 9월 만기 앞두고 기존 대주단 협상 돌입

생보사 업황 악화 더해 담보가치 하락 불가피





교보생명과 분쟁 중인 사모펀드(PEF)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투자 때 빌린 인수금융 만기 연장을 추진한다. 만기 시점에 분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생명보험사 업황이 악화해 담보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교보생명 인수금융에 대해 금융주선한 KB증권을 통해 대주단과 만기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기존 인수금융 규모는 약 3,000억 원으로 만기는 오는 9월 8일이다. 어피너티는 2012년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 IMM프라이빗에쿼티(IMMPE)와 1조 2,000억 원으로 지분 24%를 인수했다. 어피니티는 이 중 4,500억 원 가량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 밖에 JP모건 계열의 코세어,캐나다온라리오교직원·수출입 은행 등도 재무적 투자자다.

어피너티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주식담보대출인 인수금융을 통해 마련했다. 이들은 이후 두 차례 리파이낸싱(차환)을 통해 금리나 만기를 유리하게 변경하고 차입금을 늘려 투자금을 회수했다. 가장 마지막 리파이낸싱에서는 금리가 4% 초중반으로 내려갔다.

투자 시 인수금융을 활용한 뒤 인수금융의 조건을 바꾸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PEF의 일반적인 투자 방식이다. 은행 등 주요 대주단 역시 이 같은 거래에 참여해 이자이익은 물론 거래 수수료를 챙긴다.



다만 어피너티 등 일부 재무적 투자자는 교보생명 최대 주주인 신창재 회장과 투자금 회수를 놓고 법정 분쟁 중이다. 신 회장과 어피너티 는 주식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권리) 주주 간 계약을 둘러싸고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을 벌여 지난 3월 마지막 청문을 마쳤다. 최종 결과는 이르면 9월에 나온다. 공교롭게 기존 인수금융 만기 시점과 맞물리는 셈이다.

이에 따라 통상 4년 이상 만기를 연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1년 씩 연장하거나 2~3년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4%초반인 금리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 중인 상황에서 새롭게 대주단을 교체해 만기나 금리 조건을 우호적으로 바꾸는 리파이낸싱은 힘들고 기존 대주단과 합의해 만기를 연장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제외하더라도 생보사 업황이 장기적으로 하락하면서 담보가 되는 교보생명 지분 가치가 떨어진 점도 대주단에는 부담이다. 교보생명의 직전 리파이낸싱이 있던 2018년 상장 생보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0.8배에 달했지만 현재는 0.2배로 떨어졌다. 이론상 담보가치가 떨어진다면, 대출금을 줄이거나 어피너티 측이 추가로 지분 투자를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조기상환을 위한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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