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기업 알바이오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자회사 바이오스타코리아를 지주회사 격인 바이오스타그룹에 넘긴다. 바이오스타코리아뿐 아니라 알바이오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여서 이번 매각으로 계속 기업으로 가치를 인정 받을 지 주목된다. 순환출자 구조로 이들을 지배해온 라정찬 네이처셀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 중인 상황에서 그룹 재건에 나건 것으로 풀이된다.
알바이오는 25일 바이오스타코리아 지분 92.05%를 바이오스타그룹에 넘긴다고 밝혔다. 바이오스타코리아 가치는 778억 원이다. 대신 알바이오는 바이오스타코리아가 가진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 네이처셀 지분을 넘겨 받는다. 거래 후 알바이오는 네이처셀 지분 11.39%를 보유한다.
바이오스타코리아는 일본 재생의료병원의 국내 위탁 용역을 주 사업으로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줄면서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이 - 670억 원으로 완전잠식 되었다. 영업수익(매출)이 12억 원에 불과한 데 영업비용은 수익의 10배 이상 발생해 영업손실만 109억 원이다.
알바이오 역시 바이오스타코리아 영향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해도 자본 잠식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 매출은 38억 원 영업손실은 52억 원이다.
알바이오의 외부감사인은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계속 기업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초래한다’면서 2020년말 감사보고서에 의견 거절을 나타냈다.
다만 바이오스타코리아가 지분 20.33%를 가진 네이처셀은 장부가치로만 300억 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바이오스타코리아 기업가치는 대부분 네이처셀 장부가치를 공정가치로 재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알바이오가 지분을 넘기는 바이오스타그룹은 라정찬 네이처셀 회장이 지난 4월 신규 설립했다.
바이오스타그룹을 세우기 전 라회장은 알바이오(8.79%), 바이오스타코리아(3.68%), 네이처셀(1.12%)에 모두 지분을 갖고 있으며, 바이오스타코리아를 통해 네이처셀을 29.29% 간접지배하고 있다. 사실상 순환출자 구조로 각 계열사를 모두 지배하는 것이다.
다만 알바이오가 바이오스타코리아 지분을 바이오스타그룹에 넘기면서 순환출자 구조가 끊기고 알바이오의 재무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다. 연결기준으로 잡히던 바이오스타코리아의 악화된 재무상황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알바이오는 개발 중인 자가지방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중증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국내 3상 임상시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라 회장은 알바이오가 조인트스템에 대한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해 약 235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현재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성수제)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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