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한국 TV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사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역대급’ 호조를 보이며 이들 제품군이 글로벌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의 발표에 따르면 1분기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9.9% 성장한 5,122만 6,000대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73억 9,329만 3,000달러(약 30조 7,300억 원)로 전년 대비 32.8% 성장했다.
특히 15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지킨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 32.9%의 점유율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에는 QLED를 중심으로 한 초대형·프리미엄 TV의 판매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QLED 제품은 전년 대비 74.3% 증가한 268만 대가 판매됐는데 이 중 삼성전자가 201만 대를 차지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기존 QLED에서 한 단계 진화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기반의 ‘네오(Neo) QLED’를 앞세워 QLED TV 판매가 1,000만 대(지난해 779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80형 이상의 초대형 시장에서도 5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TV 시장에서 최강자 지위를 굳혔다.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올레드(OLED) TV가 승부사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79만 2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나 성장하며 역대 1분기 중 가장 많았다. LG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또한 19.2%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합치면 두 회사의 1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올레드 TV는 평균판매단가(ASP·Average Selling Price)가 2,000달러(약 224만 원)에 가까운 프리미엄 제품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네 배가량 비싸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올레드 TV 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단순히 코로나19의 특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레드 TV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당 100만 대를 넘기고 있다”며 “‘올레드 TV의 대세화’가 점차 현실화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옴디아는 지난해 365만 대 수준이던 올레드 TV 시장이 올해 580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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