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 풀필먼트 센터에서 주문확인부터 상품 배송·고객 관리까지 다 해주고, 저는 상품 선정이나 브랜드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패션 플랫폼 브랜디에서 ‘벨르츄’라는 스토어를 운영 중인 대학생 김지수씨(24)는 지난 2월 초 브랜디에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 씨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매출은 1,000만~2,000만 원. 김 씨는 “패션 사업을 시작하기 전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높은 진입 장벽이었는데 ‘헬피’와 풀필먼트 서비스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중구 브랜디 동대문 풀필먼트 센터는 김 씨 같은 ‘N잡러’를 비롯해 누구나 손쉽게 상품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판매자는 브랜디의 창업 지원 서비스인 ‘헬피’를 통해 선정한 상품을 사진 촬영해 업로드만 하면 된다. △주문확인 △상품 사입 △배송 △고객관리(CS) 등 실제 상품 판매를 위한 나머지 작업들은 모두 브랜디의 풀필먼트 센터에서 지원해준다. 상품을 판매자가 개별 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재고 부담도 없다.
2,200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에서는 400여 명의 근무자가 24시간 상품 포장과 출고 작업 등을 수행한다. 고객 주문이 확인되면 도매상으로부터 사입해 입고된 상품을 개별 포장하고, 상품 바코드에 따라 배송 절차를 진행한다. 브랜디는 이달 초 도입한 동대문 풀필먼트 통합 관리 시스템(FMS)을 통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연동, 서비스 효율화를 높였다.
현재 3,000여 곳의 동대문 의류 도매상들이 브랜디와 거래를 맺고 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일부 상품들도 센터에 입고돼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상품 수(SKU)는 110만 개, 한 달 물동량은 100만 건이다. 올해 센터를 4,000평 규모로 확대할 예정인 브랜디는 취급상품 수와 물동량을 모두 3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체계화된 풀필먼트 시스템은 ‘헬피’와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실제 이날 헬피를 통해 직접 스토어를 개설한 뒤 스마트폰으로 샘플 의상을 촬영해 사진 업로드, 상품 분류 선택, 상품 설명 작성 등 상품 판매를 위한 등록 절차를 체험했다. 이 모든 절차에 걸린 시간은 고작 15분 안팎에 불과했다. 간단한 등록 절차만으로 판매자는 매출의 10%를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 브랜디에 따르면 판매자들의 월평균 매출은 1,500만 원이고, 판매자가 얻는 수익은 평균 150만 원이다. 현재 헬피를 이용하는 판매자는 1,000여 명으로, 브랜디는 앞으로 이용 규모를 5배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브랜디 동대문 센터에서는 무료로 상품 샘플을 받을 수 있는 ‘헬피 쇼룸’과 16곳에 이르는 별도의 촬영 스튜디오 공간도 지원한다. 특히 오는 7월 오픈 예정인 헬피 쇼룸의 경우 “직장이나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N잡러’들이 상품 샘플을 구하기에 매우 효과적인 서비스”라고 브랜디 측은 소개했다. 동대문 도매 시장은 밤 시장(오후 8시~새벽 5시)과 낮 시장(오전 0시~오후12시)으로 나눠 운영되는데 직장이나 학교생활을 하는 경우 도매 시장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헬피 쇼룸은 원하는 시간 언제든 방문해서 샘플을 보고 바로 옆 스튜디오에서 촬영까지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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