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상록·단원 일대는 올해 들어 아파트 값이 14%가량 급등하며 전국 상승률 2위와 5위를 기록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정차할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지난 1월 정차설(說)이 나왔을 당시에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중개업소들이 가게 문을 못 닫는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GTX-C 노선 사업에 대한 입찰 제안서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상록수역 신설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왕십리역과 의왕역은 신설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입찰 제안서를 분석해 추가 역 신설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입찰 제안서 내용 보니=26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마감한 GTX-C 사업 입찰 제안서 접수에 GS건설과 포스코건설·현대건설 등 3개 사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가운데 사업 제안에 왕십리·의왕·인덕원·상록수역 등의 신설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별로 보면 왕십리·의왕·인덕원역의 경우 3곳 컨소시엄 제안서에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왕십리역은 사업성 검토까지 이뤄진 만큼 사실상 확정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 의왕역 또한 모든 컨소시엄이 신설 의지를 보인데다 의왕시가 설치비 지원 의사까지 밝힌 만큼 신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덕원역과 상록수역이다. 인덕원역은 3개 컨소시엄 모두 신설 계획에 넣었지만 과제가 남아 있다. 인덕원역의 경우 기존 역사를 확장해 C 노선을 연결하는 방안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건설되고 있는 인덕원~동탄선, 월곶~판교선과의 간섭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상록수역은 한 곳의 컨소시엄만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당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는 한 신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신설 가능성이 가장 낮은 셈이다. 국토부는 한국교통연구원(KOTI)의 평가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말 C 노선의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안산 GTX 호재로 집값 14% 급등=GTX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C 노선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집값이 큰 폭으로 뛰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집값 상승률(5월 17일 기준) 상위 10개 지역 중 무려 6곳이 C 노선 예정 지역인데, 이들 지역 모두 올해 들어서만 집값이 10%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상승 폭이 큰 곳은 의왕이었다. 의왕은 올해 아파트 값이 무려 17.89% 급등하며 ‘전국 1위’ 기록을 세웠다. 마찬가지로 C 노선 수혜지로 꼽히는 안산 상록구(14.92%)가 그 뒤를 이었고 안산 단원구(14.06%), 안양 동안구(11.69%), 양주(11.30%), 의정부(10.58%)도 10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GTX-C는 경기 양주 덕정역부터 수원역까지 서울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노선이다. 총거리는 74.8㎞, 사업비는 4조 3,85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국토부는 기본 계획을 고시하고 △수원역 △금정역 △정부과천청사역 △양재역 △삼성역 △청량리역 △광운대역 △창동역 △의정부역 △덕정역 등 10개 역을 확정한 바 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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