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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원전괴담' 왜? 후쿠시마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21가지, 팩트만 골랐다②

핵종을 물에 희석한다고 반감기는 줄지 않아

도쿄전력 "ALPS로 재정화해 내보낼 것" 주장

국제적인 검증 과정 없이는 데이터 신뢰할 수 없어





후쿠시마 원전에 쌓인 124톤의 냉각수. 이 물의 배출을 둘러싼 공방이 한창입니다. 한 쪽에선 방사성 물질이 잔뜩 포함된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절대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쪽에선 방사성 핵종이 충분히 걸러진 ‘처리수’는 바다에 내보내도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죠. 대체 뭐가 맞는 말이냐고요? 뉴스를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여러분을 위해, 오늘 캠퍼스에서는 꼭 알아야할 21가지 이슈에 대해 팩트만 딱 골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편: [영상]‘34억 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되면 꼭 알아야 할 21가지, 팩트만 골랐다①


9. 방사성 물질들, 배출되면 어떤 점에서 위험한 건가요?

첫 번째로 거론되는 문제는 환경오염입니다. 특히 바다에 방류할 경우 해류를 따라 돌면서 전 세계에 퍼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바다에 버린 오염수가 증발하면서 공기 중으로, 또 육지로 오염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로 거론되는 건 먹이사슬로 이어지는 생태계 오염입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경험을 비춰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피폭 중 음식물을 통한 피폭이 80~90%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탄소-14의 경우엔 세포 DNA에 유입되는 특징을 지녔는데요. 반감기가 5,730년에 달하는 만큼, 탄소-14가 오랜 기간 바다에 머물면서 수산물에 축적될 경우 DNA에 유입되어 손상을 일으키고, 나아가 유전적 돌연변이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또 인간이 피폭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내부 피폭이 일어나게 됩니다. 삼중수소는 중성자 없이 양자와 전자로만 이뤄진 수소나 1개의 중성자를 가진 중수소와 달리 중성자가 2개인 상태를 말하는데요. 불안정한 구조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 쉽게 붕괴를 일으킵니다. DNA를 구성하는 수소 자리에 삼중 수소가 들어갈 경우 DNA에 영향을 미쳐 세포 사멸, 각종 암 유발, 생식 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거죠. 이 외에도 뼈나 치아에 쉽게 흡수되는 성질을 가진 스트론튬-90은 한 번 흡수되면 50년이 지나도 쉽게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습니다. 요오드의 경우엔 감상샘암의 원인이 될 수 있고요.

10. 너무 위험한 거 같은데요? 일본 정부는 어떤 근거로 해양 방류하겠다는 건가요?

사실, 방사성 물질은 인간만이 만들어내는 인공물인 건 아닙니다. 자연에서도 꾸준히 생성되고 있죠. 대표적으로 태양은 고에너지 핵융합 반응을 통해 끊임없이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고 있습니다. 지구 내부의 열과 압력에 의해서도, 번개에 의해서도 방사성 물질은 만들어집니다. 피폭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나나를 먹을 때도 자연 방사선 피폭은 일어나죠. 다만 그 양이 중요한 겁니다.



일본은 2013년부터 가동 중인 ALPS를 통해 62개 핵종을 충분한 정도로 제거할 수 있고,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와 탄소-14도 농도가 기준치 이하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인체에 대한 방사성 물질별 방사선의 영향을 감안해 그 영향의 합계치를 연간 1. m㏜ 미만으로 할 것을 권고 하고 있는데요. ALPS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방출 전까지 환경 배출 기준을 밑도는 농도까지 정화 처리하고, 100배 이상 희석해 충분히 농도가 낮은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세계 평균 연간 자연방사선량은 2.4 m㏜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그보다 높은 4.2 m㏜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6일 한국원자력학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 국민이 받는 방사선 피폭선량은 3.5×10-9mSv/yr 정도로 예측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연 방사선량의 1억분의 1보다도 낮은 수치인데요. 심지어 이는 오염수를 현재 저장상태 그대로 전량을 1년 동안 방류했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결과라고 합니다.

11. 일본의 주장대로, 물에 희석을 할 경우 방사선의 반감기도 줄어드나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희석하고 반감기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희석이 된다는 얘기는 농도가 떨어진다는 얘기고, 반감기는 다른 물질로 바뀌는 겁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100개의 삼중수소가 있었는데, 12년이 지나면 50개로 줄어듭니다. 다시 또 12년이 지나면 그것의 절반인 25개로 줄어들죠. 이렇게 12년마다 반 씩 줄어드는 것을 반감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희석은, 100개의 삼중수소가 1리터에 들어있을 때, 거기다가 물을 1리터를 더 섞어 농도를 절반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은 하루에 2리터 정도로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그 2리터의 물 속에 희석이 되기 전에는 100개의 방사능이 들어있었는데, 희석을 시키고 나면 그것의 만 분의 일, 천만 분의 일로 줄어든다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방류를 했을 경우 오염수가 희석되는 양을 보면, 거기에서 한 10~20km만 떨어지면 1리터에 1베크렐 수준으로 떨어지거든요. 1리터에 1베크렐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그냥 강물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낙동강이나 한강이나 측정을 하면 자연적으로 1리터에 1베크렐씩 나옵니다. 10~20km만 떨어지면 그 수준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그곳을 더 벗어난 지역에서 무슨 위험성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죠. 그건 마치 낙동강 하구에 리터당 1베크렐의 삼중수소가 나오는데, 그럼 낙동강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삼중수소 때문에 위험하다고 말 할 것인가? 아니면 낙동강 때문에 우리나라 바다가 오염이 된다고 얘기할 것인가? 둘 다 틀린 이야기죠. 무의미한 수준의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물 1리터 속의 100개의 방사능을 2리터로 희석시키는 것과, 반감기가 지나 물 1리터 속에 50개의 방사능이 남는 것은 동일한 위험성을 가지나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2리터의 물을 먹는데 개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 하고 2리터의 물이 희석돼서 1리터 당 개수가 절반이 줄어든 것하고 나한테 미치는 영향은 똑같죠. 그런데 반감기가 지나 (방사능이) 100개로 줄어서 100개만 먹었다면 절반을 먹은거고,희석을 2리터를 해서 리터당 50베크렐로 만들어서 2리터를 먹었다면 그래도 100개를 먹은거고. 먹은 사람 입장에서는 2리터 먹은 것 똑같고, 100개 먹은 것 똑같습니다.

12. 그럼 생각보다 위험하진 않은 거네요?

‘안전하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첫째, ALPS의 정화 능력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해온 도쿄전력이 사고 수습의 실무를 그대로 담당하면서, 해양 방류 전까지 정말 제대로 정화할 수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건데요. 실제로 2018년, 도쿄전력이 정화 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힌 처리수의 70%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다는 것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ALPS의 설비 필터를 업드레이드하고 교환하는 작업을 통해 오염수를 재정화하고 방사능 농도를 확인한 뒤 기준치 미달인 경우 다시 반복적으로 재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방사능 오염수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공개된 여러 문서를 보면 도쿄전력은 ALPS가 불검출 수준으로 오염수를 처리 및 정화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2013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며 오염수 처리의 한계를 지적했죠. 둘째, 이 밖에도 환경 단체들은 일본 당국이 예상 피해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도쿄전력과 쓰쿠바대 조사팀이 조사한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 오염수 농도는 약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요. 도쿄 전력이 원전 주변 바다 전체 오염도를 일정하게 평가하는 게 아니라, 특정 폐수로 주변 수질만 검사하면서 지표에 큰 차이가 나게 된 겁니다. 결국 폐수로가 아닌 곳에서 오염수가 새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사고 후 9년이 넘은 2020년 8월에야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탄소-14가 오염수에 잔류한다고 시인했습니다. 결국 현재로선 일본 정부가 공개하는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이런 일본 정부의 태도는 사고 초기부터 문제로 지적되었는데요.



“도쿄에서 220km 떨어진 원전에서 누출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의 규모는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을 일주일 만에 채울 만한 수준이다. 이 물은 태평양으로 흘러들고 있지만, 그 위험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즉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부터 2년 뒤, SNS를 통해 확산된 일본 방사능 괴담의 일부입니다. 2013년 7월 22일,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결국 후쿠시마 제 1원전 내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의혹을 인정했습니다.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highly radioactive water)가 하루에 약 300톤씩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죠. 8월 19일에는 제1원전 냉각수 저장 탱크에서 초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300톤가량 외부로 새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이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죠.

사흘 뒤, 다른 저장탱크 두 곳에서 또 다른 유출이 확인됐습니다. 사고 당시에도 일본 정부는 음식물, 음용수 등의 방사성 물질의 기준을 국제적 기준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그 후 일본 정부는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서 공표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2013년에는 ‘특정비밀보호법’을 제정,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정보 공개를 금지시키는 등 국제사회의 객관적인 검증을 차단해 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 이후에도 도쿄전력에서 발표한 내용 외에 오염수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방출 이후에 국제적인 검증 과정에도 동의하지 않고 있죠.

그런데 현재 후쿠시마에 쌓인 오염수의 양, 왜 계속 늘어나는거며 언제까지 더 늘어나는 걸까요? 다음 편에서 이어 알아보겠습니다.

▶3편: [영상]해양 방류만이 답일까? 후쿠시마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21가지③

/정수현 기자 value@sedaily.com, 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 김지윤 인턴기자 wldbs55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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