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김혜영기자]8만원 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를 향항 증권사의 눈 높이가 또 낮아졌다. 반면, 상반기 충분한 주가 조정기를 거쳤고, 하반기 이익 모멘텀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어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일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D램 공급 증가로 2022년 수급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수급호조로 업체들이 생산능력(CAPA)투자를 늘릴 계획으로 투자 증가로 2021년 하반기부터 D램 공급 증가가 예상된다”며 “2021년 연간 D램 출하량이 작년 대비 삼성전자 24%, SK하이닉스 20%, 마이크론 26% 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개발 지연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14nm D램, 176단 낸드 등 최신 공정에서 경쟁사보다 개발이 지연되고 있고 전략 미스로 투자 확대 적기를 놓쳐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 뿐 아니라 장밋빛 미래를 점쳤던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은(10만원→9만2000원)하나금융투자(11만1000원→10만1000원), 신한금융투자(12만원→10만5000원)유진투자증권(11만원→ 10만5000원)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낮춰 잡았다.
이 가운데, 외국인의 수급도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이 삼성전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총 4조1,086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5월 한달 총 8조5000억원 어치를 매도했는데, 삼성전자 비중이 50%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장 중 9만6,8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십만전자'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무색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상반기 충분한 주가 조정기를 거쳤고, 하반기 이익 모멘텀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3분기 메모리 가격의 시장 눈높이가 낮아진 것과 달리 3분기 고정가격은 전분기대비 15% 상승할 것"이라며 "사이클 고점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돼 향후 하락 위험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와 재고지표가 양호하고, 영업이익률은 정점 사이클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고점 징후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상반기에 충분한 주가 조정기를 거친 점과 하반기 이익 모멘텀 강화 등을 고려하면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6월부터는 대형주의 랠리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긍적적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 "최근 박스권 장세의 원인으로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산업의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아직 이르며 한국 기업의 이익 창출과 시장의 질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초 186조원에 그쳤지만 최근 217조원까지 급등하고 있다”며 “지금은 실적 정점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한국 산업의 이익 성장 속도에 따른 대형주 2차 랠리를 기대해 볼 때”라고 평가했다./hyk@sedaily.com
/김혜영 hy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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