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탈원전 피해주로 증시에서 설 자리를 잃었던 두산중공업(034020)이 그간의 서러움을 풀어내듯 질주를 벌이고 있다. 한미 양국의 해외 원전 공동 진출 합의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기대가 반전 카드가 됐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000150)중공업은 전일 대비 11.65% 급등해 2만 2,050원에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조 3,157억 원으로 10조 원을 가시권에 두고 있으며 장중 52주 신고가(2만 4,350원)를 경신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1일 이후 주가가 58.63%나 솟아오르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두슬라(두산중공업과 테슬라의 합성어)’로 불리고 있다. 이날 두산그룹 전반이 초강세를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9.02% 급등 마감했으며 두산퓨얼셀(336260)(6.77%)·두산(7.27%) 등도 날아올랐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의 해외 원전 사업 공동 진출 합의가 주가에 불을 지폈다. 21일(현지 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원전 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SMR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SMR은 기존의 핵 발전 설비보다 크기가 작고 안전성을 높인 것으로 탄소 중립의 대안으로도 거론된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이 그룹 전반에 온기가 됐다는 평가다. 특히 다음 달 인적 분할 뒤 일부가 두산중공업에 합병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주주에게 두산중공업 주식이 배정된다. 오는 7월 두산인프라코어는 영업 부문(존속 법인)과 투자 부문(신설 법인)으로 쪼개지고 영업 부문은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 투자 부문은 두산중공업에 합병된다. 영업과 투자 부문의 분할 비율은 0.31 대 0.69, 두산중공업과의 합병 비율은 1 대 0.69다. 주주들은 영업 부문과 함께 주당 0.47주의 두산중공업 주식을 받게 되는 셈이다. 신주 상장일은 7월 21일이며 이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종료됐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회담 이후 회자되는 SMR 기대감이 두산중공업에 반영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의 상승이 계열사 주가에 고루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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