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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GTX'…집값 원흉에 의원님 압력, 주민 갈등도[집슐랭]

B노선 여당 원내대표 민원 반영 논란

'김부선 반대' 김포 의원들은 삭발식까지

기존 정차역 주민들은 "사업 지연된다" 감정싸움

집값 올리며 '집갑 폭등 주범'까지

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 김주영 의원(오른쪽)과 김포시(을) 박상혁 의원이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열린 'GTX-D 원안사수!' 김포-하남 노선 반영과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삭발한 뒤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열차를 중앙선에서 운행하도록 하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발주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에 앞서 경기 구리가 지역구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노형욱 국토부 장관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GTX D노선을 두고는 김포 지역구 의원(김주영·박상혁)들이 “원안 사수”를 외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일부 추가 정차역 설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GTX C노선은 신설역 설치를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각 지역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GTX A노선은 강남권 주민들이 ‘지하 통과 반대’를 외치며 연일 시위 중이다.

정부가 잡값 안정과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광역교통 편의 개선을 위해 도입한 GTX가 계륵이 되어가고 있다, 집값 상승 주범에다 의원님들의 압력, 그리고 주민 간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GTX를 꼭 해야 되나, 지금이라도 철회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인까지 가세한 GTX 유치전>
국토부는 지난달 21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GTX B노선 열차 중앙선 운행 사전타당성조사’를 긴급공고 형태로 발주했다. 개찰 마감일(1일)까지 응찰한 업체가 없어 2일 다시 한 번 발주 용역을 올렸다. 국토부는 제안요청서에서 “구리시 등에서 GTX 열차의 중앙선 운행을 요구했다”며 “GTX 열차의 중앙선 운행을 위해서는 기존선 운행에 대한 기술적 적합성, 경제적·재무적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가 첫 입찰공고를 올리기 3일 전 노 장관이 여당 실세인 윤 원내대표를 만나 GTX B노선 관련 민원을 들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실제 과업지시서 등을 보면 국토부는 윤 원내대표가 타당성 조사 설계비로 2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윤 원내대표 측은 “갈매역 정차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긴 했지만 중앙선 운행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노선들도 논란은 마찬가지다.

특히 ‘김부선’(김포-부천)으로 통하는 GTX D노선을 두고 김포시민들의 반발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김포 지역 국회의원인 김주영·박상혁 의원은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D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김포 외에 인천 서구 주민들도 ‘GTX D 원안 추진’을 주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GTX D는 김포와 인천공항에서 각각 출발하다가 중간에 노선이 겹치는 ‘Y자형’ 노선이다. Y 자형 노선을 놓고는 검단과 김포에서 소외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C 노선도 논란이다, 추가역 설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C노선 정차역 유치를 추진했던 다른 지역들도 형평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당초 ‘추가 정차역은 없다’고 천명했던 정부가 지자체 등 요청에 한 발 물러나면서 설치 가능성을 밝히면서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주민 감정싸움 촉발…"이럴거면 뭐하러 하나">

GTX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역 주민들 간 감정싸움이 격화되는 등 부작용도 터져 나오고 있다. GTX가 지나는 지역의 집값은 크게 들썩이는 등 시장 안정은커녕 오히려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곳곳에서 “이럴 거면 뭐하러 만드냐”는 자조 섞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GTX B노선의 중앙선 연결 가능성을 들은 남양주 시민 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 청원인은 “거대여당 대표가 자신의 선거를 위해 권력을 남용해 국가사업을 입맛에 맞게 바꾸려 하고 있다”며 “GTX는 느려지고 사업은 늦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GTX C노선 또한 추가 정차역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린 지역들 간 감정싸움 양상이 나타나는 중이다. 각 컨소시엄이 모두 설치 계획을 포함해 신설 가능성이 높아진 왕십리역과 인덕원역 등의 경우, 인근 지역 주민들은 “광역교통 효과가 개선된다”며 신설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청량리역 등 기존 정차역 주변 지역 주민들은 사업 지연과 이동속도 지연 등을 촉발할 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청량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제 와서 GTX 정차를 요구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위해 숟가락을 얹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GTX는 집값 급등의 주범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 1~10위는 모두 GTX 수혜 지역이 차지했다. C노선 유치 가능성이 높아진 의왕시는 18.67%나 올랐고, 시흥(15.74%), 안산 상록(15.70%), 안산 단원(14.87%), 인천 연수(14.80%) 등도 뒤를 이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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