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선업계에 ‘수주 낭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주 실적이 가장 저조한 대우조선해양(042660)을 두고 조선업계에서 다양한 관측이 나돈다. 선가가 더 오르기를 기다려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시각과 더불어 다음 달로 예정된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기업결합을 앞두고 무리한 수주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 3사 수주 목표 달성률은 한국조선해양(009540)이 75%(149억 달러 중 112억 달러), 삼성중공업(010140)이 65%(91억 달러 중 59억 달러)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35.6%(77억 달러 중 27억 4,000만 달러)로 절반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설득력을 얻는 주장 중 하나는 ‘배짱 전략론’이다. 해상 운임이 치솟고 원자재 값이 끝을 모르고 오르면서 선주들의 발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수주를 최대한 미룬다는 게 주된 논리다. 신조선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수주는 늘어나지만 신조선가 지수가 100 초반대를 기록, 저가 수주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 지수는 136.1로 지난 2014년(137.8)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현재 저가 수주 논란은 쏙 들어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초대형선을 대량 건조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중국 정도”라며 “어느 순간이 되면 결국 모두 다 도크가 차게 마련이고 가장 늦게 수주 받는 조선사가 선가 협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이 올 1분기 적자 전환(손실 2,129억 원) 하는 등 당장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이 시급한데 굳이 배짱 전략을 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즉 대우조선해양이 공격적으로 수주를 못하는 속사정이 있다는 설명이다. 올 7월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기업결합을 앞두고 수세적인 수주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한계론’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장기 중 하나가 최적의 가격을 써내 수주를 따내는 것”이라며 “기업결합이 가까워 올수록 이런 식으로 현대중공업그룹 물량을 차지하는 게 부담스러워진 것 아닐까 싶다”고 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어떤 이유가 됐건 하반기가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목표 달성률도 충분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우조선해양의 주력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총 공사 규모 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계약이 7월 중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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