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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부터 당근마켓까지…e커머스는 왜 테헤란로에 모이나?[백주원의 리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이전한 마켓컬리 사옥 내부/사진 제공=컬리




최근 한두 달간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줄지어 강남구 테헤란로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습니다. 논현동 본사 인근 공유 오피스에 흩어져있던 1,000여 명의 임직원들을 한곳에 모아 새롭게 도약하기 위함이죠. 새 오피스에서 마켓컬리는 현재 90여 명의 개발자를 올해 200여 명 규모로 확대해 전국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내 상장을 이루겠다는 목표입니다.

쿠팡도 개발자나 엔지니어 등 정보기술(IT) 관련 인력이 늘어나자 선릉역 인근 에이치제이 타워 17개 층을 빌려 일명 ‘로켓연구소’를 열었습니다. 잠실 본사에 있던 일부 부서를 이곳으로 옮기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직장 어린이집도 만들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도 지난달 강남역 인근 교보타워로 사옥을 확장 이전했습니다. 이곳에서 당근마켓은 개발자를 비롯해 신규 인력을 2배 가까이 확대하고, 지역생활 커뮤니티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그 외에 이베이코리아, 티몬, 위메프 등 다른 e커머스 플랫폼들은 이미 테헤란로에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e커머스 업체들이 테헤란로에 모이는 이유는 바로 개발자입니다. ‘A급 개발자들은 강남역 200m 반경 안에서만 서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남 테헤란로 인근은 개발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회사 입지도 중요해지면서 너도나도 테헤란로로 사옥을 이전하게 된 거죠.

/이미지투데이


여기에 더해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작된 개발자 모시기 전쟁 여파가 유통업계까지 불어닥치자 다양한 보상 제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개발자를 포함한 기술 관련 인력 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고, 마켓컬리도 개발자 확보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와 더불어 스톡옵션 제도를 활발히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1번가도 개발 직군의 연봉을 500만 원 올리고, 평균 9.5%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내놨죠.

유통업계가 이처럼 사옥을 강남으로 옮기고 스톡옵션이라는 당근을 주면서까지 개발자 모시기에 나서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기술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일 겁니다. 기술은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직결되고, 이는 플랫폼으로의 이용자 유입 여부를 결정짓습니다. 반대로 ‘롯데온’ 출범 당시처럼 단 한 번의 이용 장애를 가볍게 여긴다면 이미 불편함을 느껴 떠난 이용자들을 다시 붙잡긴 어렵게 되죠.



업계 전문가들은 뒤늦게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기업일수록 개발자 역량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통 산업이 기술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아직도 플랫폼 개발 부문을 핵심 부서로 두지 않고 하청주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합니다. 기술을 부수적인 수단으로 여기는 기존 유통 업체들의 시대착오적인 태도를 지적한 거죠.

단순히 상품을 플랫폼에 등록해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구매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AI로 맞춤 추천해주고, 배송 로직을 효율화해 빠른 배송을 구현하는 등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기술들이 이용자들의 경험을 바꾸고 있습니다. 테헤란로로 터전을 옮긴 기업들이 앞으로 어떤 기술로 혁신을 만들어갈지 기대가 됩니다.



※‘백주원의 리셀(Resell)’은 시시각각 급변하는 유통 업계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쏙쏙 재정리해 보여드리는 코너입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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