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냈던 기계장비주들이 하반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며 목표 주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뿐 아니라 지난해 설비투자가 부진했던 신흥국까지 투자 확대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며 기계장비 기업의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주간(5월 31일~6월 9일) KRX기계 장비 상승률은 9.24%로 KRX지수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95% 오르는 데 그쳤다. 업종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중공업(010140)은 같은 기간 16.53%,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16.99% 상승했다. 한미 해외 원전 공동 진출 합의로 수혜를 입은 두산중공업(034020)은 최근 공매도 급증에 따른 조정을 받았음에도 같은 기간 31.16% 급등했다.
올 1분기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팔라지며 인프라 등 고정자산 투자가 늘어난 것이 이들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기계 업종의 선행 지표인 글로벌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1.3%에서 올 1분기 3.8%까지 확대됐다. 기업들의 면면을 봐도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던 두산중공업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했으며 현대중공업지주(267250) 역시 1분기 5,3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증권가에서는 기계장비 업황이 올 하반기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현대건설기계(267270)의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988억 원으로 추정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4만 원에서 8만 2,000원으로 105% 상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두산인프라코어의 목표 주가를 1만 6,000원에서 2만 2,000원으로 상향했고 SK증권은 삼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고정자산 투자가 부족했던 신흥국이 설비투자 확대에 나선다면 기계 시장의 실적 개선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주택 시장 호조와 인도 등에서 기계 판매량 증가세를 볼 때 가격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기계는 글로벌 내구재 수요가 급등하며 이미 상승세를 탔다”며 “전력 기기는 하반기 회복세를 타 내년 상승기 진입이 예상되고 방산·풍력 부문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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