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047040)이 본입찰 일정을 오는 25일로 확정하면서 매각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부동산 시행사와 사모펀드 연합인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IPM 컨소시엄과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 등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매각 측은 지난 2017년 한 차례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인수자의 진정성을 가장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날 매각 주관사 메릴린치BOA를 통해 주요 인수 후보에 공식적인 입찰 일정을 통보했다.
본입찰은 이달 25일 열리며 입찰 참여자는 구속력 있는 가격과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실사를 거쳐 우선협상자는 7월에 결정될 예정이다. KDB 측은 매각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약 500억 원의 입찰 보증금을 받기로 했다. 입찰 보증금은 인수금에 포함된다.
매각 대상은 KDB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이며 예상 매각가는 2조 원에 달한다. KDB는 그동안 시장의 잠재적 인수 후보를 탐색해왔으며 경쟁입찰을 통해 일각에서 거론된 밀실 매각 논란을 없애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 여건이 조성되는 듯 보인다"고 밝힌 뒤 “숨은 잠재 부실이 거의 정리되면서 (재무의) 투명성·신뢰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주가 상승은)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네트웍스 컨소 산은과 맞손…중흥과 정면승부
대우건설은 현대건설과 함께 우리나라 건설사의 상징적인 존재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매물로 나오면 국내외 업체들이 인수에 관심이 많은 이유다.
관련기사
4년 만에 다시 매각이 추진되는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KDB산업은행과 자금 조달을 위해 손잡았다. 이에 질세라 중흥건설은 미래에셋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시행사인 DS네트웍스-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인프라 전문 투자사 IPM 컨소시엄과 중흥건설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이나 중국계 건설사인 중국공정총공사,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등이 거론됐으나 최근 들어 인수 추진을 철회하거나 적극성이 낮아졌다.
대우건설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자금 조달 파트너도 나타나고 있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인수금융 파트너로 산은을, 중흥건설은 미래에셋증권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7년 매각 당시 호반건설의 인수금융을 지원했다.
대우건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50.75%로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을 약 2조 원으로 추산한다. DS네트웍스는 대우건설 인수금의 절반을 책임지고 나머지는 재무적투자자인 스카이레이크와 IPM이 맡기로 했다. DS네트웍스는 지난해 총매출액 기준(1조 3,375억 원)으로 업계 1위 시행사다. DS네트웍스는 유보 현금과 시행 현장의 미래 현금을 자산으로 한 금융 조달(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유한 기업용 부동산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흥건설 역시 미래에셋증권이 인수금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더라도 1조 원의 자금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중흥건설의 유동자산은 4,630억 원에 불과하지만 중흥토건의 유동성 자산은 2조 3,996억 원에 달한다. 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큰손으로 알려진 국내외 펀드는 대우건설 현장 부실에 대한 불안감으로 입찰 참여를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를 매각할 때 본입찰 참여 전의 예비 실사 단계에서는 인수 참여자가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이나 예산 투입 내용을 알 수 없고 전체 합계만 파악된다”면서 “건설업 전문성이 높지 않으면 인수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세원·김상훈기자 wh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