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난 한편 최근 활황을 이어가는 공모 시장 분위기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정감사인 신청을 결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정감사인 제도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회사의 회계감사를 위해 신청하는 것으로 상장예심청구를 위한 첫 관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상장을 추진하다 잠정 중단했다. 대신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 지분 가운데 17%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에게 1조3,749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은 74.13%다.
이번 상장 재추진은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한 데다가 연일 뜨거운 공모 시장 분위기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회사의 실적이 크게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영업익은 4,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5,632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109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정유사업부문에서 2,113억 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올 하반기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는 HPC(중질유 석유화학분해시설)가 완공되면 4분기부터 추가 실적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과 합자해 설립한 현대케미칼의 HPC는 연간 폴리에틸렌 85만 톤, 폴리프로필렌 5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본격적인 상장 시점은 내년 께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정감사인 신청과 이후 후속 절차를 걸쳐 내년 안에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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