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이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투약한 환자의 평균 치료 기간은 8.4일로 투약하지 않은 환자 보다 4.9일 치료 기간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결과인 만큼 지난 2상에서 일었던 통계적 유의성 논란을 해소했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다만 바이러스 음성 전환 시간 등 일부 결과는 아직 공개하지 않아 조만간 발표할 3상 종합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셀트리온은 한국,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 등 13개 국가에서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315명을 대상으로 렉키로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임상 대상 환자들은 지난 4월부터 렉키로나를 체중 1㎏당 40㎎를 투약받았고 이후 28일 간의 치료기간을 거쳤다.
가장 중요한 임상적 결과인 중증 악화율과 임상적 증상 개선 시간에 대한 주요 평가지표 4개를 지정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모든 평가지표에서 치료군과 위약군 간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우선 증상 개선 기간은 렉키로나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4.9일 가량 단축돼 치료기간을 37% 가량 줄였다.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렉키로나 투여군은 9.3일, 위약군은 14일로 치료 기간이 4.7일 줄었다. 중증 악화율도 크게 개선됐다. 렉키로나를 투여한 환자군은 위약 투여군보다 중증 악화율이 70% 감소했다. 기저질환 동반 등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에는 72%까지 나타났다.
렉키로나는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다. 앞서 32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는 코로나19 증상 개선을 3.43일 단축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은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논란을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김성현 셀트리온 의학본부장은 "임상 2상에서는 각 군의 환자 수가 제한돼 통계적 유의성 관련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충분한 환자 수를 확보했다"면서 “바이러스 음성 전환 시간 결과 등을 포함한 3상 종합결과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 대상자 중 동양인 환자 비율이 1.1%에 불과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럽 중심으로 임상시험을 하다 보니 동양인 비율이 낮았다"면서 "국내에서는 이미 4,500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여됐는데 임상 결과와 의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결과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에 제출해 정식품목허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코로나19 경증과 중등증 성인 환자 중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으로 한정된 투여 대상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투여군 확대는 식약처가 판단할 문제지만 기업 입장에서도 대규모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군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전체 환자 중 고위험군을 제외한 분석 결과를 허가 기간에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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