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공시가격 상위 2%로 규정하는 ‘해괴한 논리’를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반쪽 땜질이라는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정책 실패로 들끓는 민심을 달래려고 조세 체계를 흔들며 납세자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20일 당정에 따르면 여당 안대로 법안이 개정되면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이 현행 공시가 9억 원 초과에서 올해는 상위 2%인 11억 원 초과로 바뀐다. 상위 2%를 전체 공시가격 순으로 할지, 1주택자만 따로 순위를 정할지 등의 방식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개인별로 합산한 전국 주택 공시가격의 합계액으로 0~100%까지 순서를 매긴 후 상위 2%에서 기준선을 끊고 그 금액만큼 공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상위 2% 종부세는 납세자가 대상 여부를 알 수 없는 깜깜이 세금이다. 집값이 수시로 변동되고 공시가도 매년 바뀌기 때문에 상위 2%에 들어갈지를 알 수 없다. 정부는 매년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한 뒤 소유자와 지자체의 의견을 듣고 4월 30일까지 확정한다. 여당은 매년 6월 1일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상위 2% 기준선을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당해 연도 6월 1일이 돼야 종부세 납부 여부를 알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세제 정책을 집행할 정부는 난감하다. 세수 추계도 사실상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특정 지역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 다음 해 2%에 포함되는 식으로 시세에 따라 들어갔다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종부세 대상자가 늘어날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해도 예측이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우려했다. 일례로 올해 평균 70% 폭등해 공시가격 9억~11억 원 아파트가 늘어난 세종시는 상위 2%로 할 경우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내년에 또 오르면 포함될 수 있다. 반대로 전반적으로 집값이 하락했는데 자신의 집값이 덜 떨어졌다면 새롭게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민주당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지만 양도차익이 5억 원을 초과하면 기존에 최대 40%까지 줬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10%로 축소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 등 고가 주택의 경우 1주택자도 양도세 부담이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돼 거주 이전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여당 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180석의 거대 여당이 밀어붙이면 제어할 방법이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책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면서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나는 방안은 시장의 신뢰를 더 추락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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