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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한달 앞으로] '버블'로 감염 막는다지만…조마조마한 지구촌 축제

관중 1만명 허용에 실효 의문

'인류 대화합' 취지 무색해져

순위경쟁만 남은 반쪽 행사

韓, 금메달 7개·톱10 목표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올림픽은 ‘지구촌 대화합의 장’이라는 의미도 크다. 단순히 기록 측정과 순위 경쟁만을 위한 무대라면 종목별 세계선수권으로 대체 가능하다. 스포츠를 매개로 한 인류의 축제라는 성격이 올림픽의 생명력을 담당해왔다. 그런 점에서 한 달 뒤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은 ‘반쪽 대회’라는 꼬리표를 달고 치러질 수밖에 없다.

124년 근대 올림픽 역사상 질병으로 연기된 최초의 대회인 제32회 도쿄올림픽이 오는 7월 23일 개막해 8월 8일까지 17일간 계속된다. 33개의 정식 종목, 339개의 세부 경기에서 금메달 주인공이 탄생한다.



코로나19로 1년을 연기한 뒤에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이어지면서 재연기 또는 취소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퇴로 없는 강행’으로 입을 맞추고 있다. 대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극복을 뜻하는 ‘재건’ 대신 ‘안전·안심 올림픽’을 새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아사히신문이 19~20일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림픽 재연기 또는 취소 주장은 62%에 이른다.

이번 올림픽은 안전을 위해 화합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선수 등 참가자들에게 배포한 플레이북(규정집)에 따르면 악수·포옹과 대중교통 이용 등이 금지된다. 정해진 동선에 따라 경기장과 숙소만 오가야 한다. 일본 도착 다음 날부터 사흘간은 숙소에서 자가격리도 해야 한다. 취재진 역시 경기장이나 프레스센터, 지정 숙소 이외의 장소를 이용할 수 없다. 메달리스트 인터뷰 또한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조직위는 21일 “대회 기간 선수촌에서 콘돔을 나눠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림픽 기간 콘돔 무료 배포는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참가자 간 밀접 접촉 자체가 금기시된다.

도쿄 올림픽 선수촌 입구에 그려진 올림픽 배너. /AP연합뉴스


이른바 ‘버블(Bubble·물방울) 올림픽’이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참가자들을 물방울 안에 가둔 채 대회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버블을 벗어나면 추방되거나 금전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버블 방식은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전면 실시하면서 유명해졌는데 선수단과 관계자만 해도 거의 10만 명이 찾는 국제 종합 대회에서도 이 방식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일본 정부와 IOC는 각 경기장에 최대 1만 명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로 이날 공식 결정했다.

경기장 밖 상황은 어수선하지만 5년을 기다린 선수들은 메달만 바라보며 카운트다운 중이다. 한국은 금메달 7개 이상을 따 종합 10위 안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스포츠 데이터사 그레이스노트의 전망은 금메달 9개로 후한 편이다. 양궁에서 3개, 태권도·펜싱 각 2개에 여자 골프와 남자 축구가 금메달을 보탤 것으로 내다봤다. 남자 골프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임성재와 김시우가 이날 출전권을 따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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