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家) 3세인 박준경 금호석유(011780)화학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아들이다. 박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박 회장이 최근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자 자녀들을 원 포인트 인사로 승진 시키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 준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화 영업본부장인 박 전무가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지난해 7월 전무로 승진한 지 11개월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박 부사장의 여동생인 박주형 구매·자금 담당 상무도 전무로 나란히 승진했다. 박 전무는 1980년생으로 지난 2015년 상무로 입사했다. 당시 금호 일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경영에 참여한 인물이다. 금호석화 지분도 1%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준경·주형 남매가 나란히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회장은 최근 금호석화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판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원래 박 회장은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회 의장까지 맡아왔다. 거버넌스 변화에 따라 사내이사진 3명이 모두 전문 경영인으로 채워졌다.
박 부사장이 곧바로 등기이사를 달아 이사회에 진입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승진이 박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다. 박 부사장이 지난 달부터 맡고 있는 영업본부장직은 사내 요직으로 통한다. 지난 4월 신규 선임된 현 백종훈 대표이사가 직전에 맡았던 보직이 영업본부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지만, 박 부사장과 박 전무 승진을 통해 회사 경영의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연초 삼촌인 박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철완 전 상무와 동갑내기 사촌이다. 경영권 분쟁에서 완패한 박 전 상무는 최근 회사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박 전 상무는 여전히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부사장(7.2%), 박 회장(6.7%), 박 전무(1%)는 그 다음이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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