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 본점 부동산이 매물로 나왔다. 대전 지역의 땅값이 크게 오르자 자산을 유동화하고 대신 재임대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009830)은 최근 CBRE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 토지 및 건물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타임월드는 대전시 번화가인 둔산동에 위치, 대전·충청권 백화점 가운데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전 지역의 땅값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오른 데다 인근에 신세계 대전점이 오픈 예정이어서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일즈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이 매각 전제 조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러리아타임월드점은 대전 중심지인데다 충청권 백화점 가운데 최대 매출인 점에서 부동산 자산도 얼마나 평가 받을지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계속해서 유동화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전후해 달라진 소비 문화를 반영, 오프라인 자산을 유동화 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투자자금 확보가 이유다. 최근 갤러리아 광교점(6,500억 원)과 천안 센터시티점(3,000억 원)을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해 약 1조 원의 현금을 손에 쥔 바 있다.
한화는 2012년 베인앤컴퍼니로부터 갤러리아 신규 점포를 공격적으로 개설해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컨설팅을 받았다. 이후 차입을 크게 늘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내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10만 7,362㎡ 규모의 명품관을 갖춘 백화점을 계획했다. 하지만 갤러리아의 부산 출점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화갤러리아는 3년 후인 2016년 부지를 도로 매각하기도 했다.
대신 갤러리아 타임월드를 통해 면세점 사업 확대에 나섰다. 같은 해 여의도 63빌딩 4개층을 리노베이션하는 등 야심차게 확장했다. 하지만 면세점 경쟁이 격화했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끊겨 면세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무리하게 투자를 늘리면서 ‘A-’ 신용등급을 보유한 발행사로서는 드물게 전환사채(CB)를 발행했지만 적자 지속으로 자본화하지 못했다. 급기야 2018년 같은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차환 자금을 마련했다.
재무 구조가 악화하면서 합병 등을 통해 유통 부문의 입지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2019년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대전점)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올해 4월에는 한화솔루션이 다시 한화갤러리아를 흡수 합병했다. 향후 달라진 유통 시장에서 한화 측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매각은 유동성 확보 및 신규사업 투자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백화점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프리미엄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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