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이 버려진 플라스틱을 고품질 페트(PET)로 재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업체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자원 선순환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종합화학은 23일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사(社) 지분 10%를 5,650만 달러(한화 약 63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루프인더스트리는 캐나다 퀘벡에 본사를 둔 나스닥 상장사다. 오염된 페트병과 폐섬유를 재생 페트의 기초 소재로 분해하는 해중합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해중합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기계로 분쇄해 녹여 재생하는 물리적 재활용이 아닌 화학 반응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소재로 만드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의 핵심 기술이다. SK종합화학이 겨냥한 것도 이 해중합 기술이다. SK종합화학의 한 관계자는 “해중합 기술은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필요한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루프인더스트리 투자를 통해 이 회사가 보유한 아시아 지역 내 재활용 페트 생산·판매 독점권도 확보하게 됐다. 이는 루프인더스트리가 향후 다른 회사에는 관련 특허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SK종합화학과 루프인더스트리는 내년 합작 투자회사(JV)를 설립해 오는 2023년까지 국내에 연산 8만 4,000톤 규모의 폐페트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두 회사는 2030년까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총 네 군데에 이 같은 설비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에서만 총 40만 톤 이상의 폐페트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발생하는 폐페트병 총량(30만 톤)보다도 큰 규모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투자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 체계 구축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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