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을 용산으로 옮기기 위한 행정적 밑그림이 마련됐다. 53년 만에 광화문 시대를 마감하는 셈이다. 건축 허가 등 관련 절차를 마친 후 신청사 착공까지는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용산구 용산동1가 1-5번지 일원 주한 미국대사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새 둥지가 될 해당 부지는 과거 용산미군기지 내 캠프코이너 부지의 일부로 용산공원 북측에 있다. 지난 2005년 대한민국·미국 정부 간 체결된 주한 미국대사관 청사 이전에 관한 양해각서와 후속으로 체결된 부지 교환 합의서에 따라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011년 미국 정부와 맺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건축과 관련한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대사관 청사 이전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추진해왔다. 확정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용산공원 북측 용지는 녹지지역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뀌고 용적률 200% 이하, 높이 55m 이하, 최고 12층 높이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주한 미국대사관은 1968년부터 50년 넘게 사용해온 현재의 광화문 앞 청사를 떠나 용산공원 북측에 새롭게 자리 잡게 된다. 당초 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로 사용하려던 구역 동측의 약 3만 ㎡ 부지는 올 5월 체결된 한미 정부 간 부동산 교환 양해각서에 따라 향후 용산공원으로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현 미국대사관은 1961년 10월 8층 높이로 사용 승인이 났던 노후 건물로 건립 후 여러 번 용처가 바뀌었다가 1968년 미국대사관이 입주해 사용하고 있다. 부지는 외교부가 소유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결정으로 40여 년간 추진돼온 주한 미국대사관 청사 이전의 밑그림이 마련됐다”며 “향후 용산공원과 잘 어우러진 새로운 대사관이 들어서며 한미 양국 간의 우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옛 의정부 터 등을 복원하고 용산을 거쳐 한강까지 연결하는 ‘국가상징거리’를 조성하는 등 광화문광장 일대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도 올해 1월 공공 재개발 사업의 첫 시범 사업 후보지로 광화문역 주변을 선정해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광화문 일대가 업무·행정 시설 밀집 지역에서 주거, 역사 문화, 휴식 시설까지 갖춘 복합 시설 공간으로 완전히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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