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의 섬유단백질인 '피브로인'은 보호막 기능이 뛰어나 봉합실, 건강기능식품, 헤어 영양제 등에 쓰이곤 한다. 하지만 물에 녹지 않는 탓에 국내 화장품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 메이커스뷰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실큐어스(SILCUS)'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 고기능성 화장품이다. 손상 피부 개선과 피부 재생 촉진 기능으로 특허까지 받았다. 시제품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공식 출시 넉달만에 베트남, 일본 등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2019년 메이커스뷰를 창업한 김승국 대표는 화장품 개발 분야 전문가다.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의 화장품 연구 분야에서 11년간 근무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실크를 활용한 화장품을 아이템으로 잡고 창업해 2년 동안 실재 개발과 자체 레시피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불용성인 누에고치의 피브로인 성분을 매우 미세하게 쪼게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고온·고압의 조건에서 고운 입자를 기능성 화장품에 섞으면, 이를 발랐을 때 피부 표면에 탄탄한 보호막이 형성된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기능성 화장품도 피부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고 좋은 성분도 곧 떨어져 나가 효과가 떨어진다"며 "하지만 실큐어스는 피브로인이 피부 표면에 탄탄한 막을 형성하면서 피부 속부터 재생 효과를 강하게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실큐어스는 이와 관련한 특허 취득을 완료했다. 크림제품의 경우 공인기관의 임상을 통해 손상된 피부 개선효과를 입증했다. 일부 실험에서 보습 기능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피부의 상처를 개선하고 세포 재생을 촉진한다는 효과 자체로 특허까지 받은 건 흔치 않은 사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피부 재생 관련 과대 광고 우려도 불식시켰다. 김 대표는 "화장품 자체가 발명품인 셈"이라며 "인체에 필요한 아미노산 조성과 유사해 피부에도 안전하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말 시제품이 만들어지자마자 시장이 곧바로 반응했다. 1kg의 피브로인을 추출하려면 2,000개의 누에고치를 써야 할 정도로 고가의 원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화장품이지만 그 효능을 글로벌 시장이 먼저 알아줬다. 실큐어스는 크림(50㎖), 세럼(50㎖) , 패드(150㎖·70매입) 등 스킨케어 3종을 앞세워 지난해에만 1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따냈다. 현지 드러그스토어와 의료제품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올해 중국와 유럽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으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판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해외 시장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와 별개로 제품의 효능부터 인정받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나아가 실크를 활용한 핸드크림 등 제품 개발을 통해 라인업을 늘려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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