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R켄달스퀘어리츠(365550)가 상장 후 첫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신규 자산을 편입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2조 원에 육박하는 우량 자산을 보유한 대형 리츠로 거듭날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약 2,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최근 시장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주관사를 선정해 자금 조달 규모와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리츠(330590)도 3,3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백화점과 마트, 아울렛, 물류센터 등 6개 신규 자산을 편입했다. 구주주 청약에서만 103.7%의 청약률을 달성하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국내 최초 물류센터 전문 상장 리츠로 현재 총 12개의 물류센터 자산을 담고 있다. 지난달에도 용인에 위치한 브릭(BRIC) 복합물류센터와 안성물류센터를 신규 편입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최근 국내 물류센터 자산들은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힘입어 몸값이 크게 올랐다. 2019년 5% 중후반대를 오가던 캡레이트(cap rate)는 대부분 4% 대로 떨어졌다. 김포 고촌 TJ물류센터 등 일부 수도권에 위치한 자산의 경우 3% 후반대에도 거래되고 있다. 캡레이트란 부동산 매입 가격 대비 순임대소득을 가리키는 것으로 몸값이 높아져 기대수익률이 줄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달 쿠팡이 임차해 사용하던 이천 덕평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존 물류센터들의 몸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의 인허가와 안전 규정 등 건설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차차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최근 2배 이상 급등한 물류센터 화재보험료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 리츠운용사의 관계자는 "정해진 수익성을 내야 하는 공모 리츠 자산으로 담기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다"며 "그러나 공급 대비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사모 자금이나 대출을 이용해 인수한 뒤 추후 임대료를 높여 캡레이트를 상승시킨 뒤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모회사인 ESR그룹이 이미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을 추가 편입해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 관계자는 "상장 규모는 ESR그룹이 보유한 100만 평 자산 중 22만 평에 불과하다"며 "하반기 증자 등 자금조달을 통해 나머지 자산들을 추가 편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연내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상장 리츠들의 주가는 4월 이후 약 20% 이상 상승했다. 대표적 배당주로 증시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가가 상승하면서 임대료 인상과 부동산 자산 가치가 올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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