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률은 7.62%다. 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6월 수도권 아파트 값은 7.88% 올랐다. 반년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뛰어넘은 것이다. 올 상반기에만 의왕·시흥은 20% 이상 오르고, 지난해 집값이 하락한 제주는 10% 이상 급등하는 등 ‘경험 못한 불장’이 나타났다.
서울경제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6월 전국 17개 시도의 매매·전세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에 비해 껑충 뛴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경북 등 지난해 매매·전세가가 하락했던 곳조차 급등했다. 정책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서 ‘2·4 공급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올 상반기 아파트 값 상승률을 보면 전국 6.65%(전년 동기 2.74%), 수도권 7.88%(4.21%), 서울 2.29%(0.07%), 지방 5.49%(1.35%) 등이다. 전년 상반기보다 몇 배 이상 이미 집값이 오른 셈이다. 올 1~6월 기준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인천이다. 무려 11.84% 상승했다. 2위는 제주로 10.42%, 3위는 경기로 10.33% 등이다. 제주는 지난해 상반기에 아파트 값이 1.20% 하락했던 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에서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로 17.96%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 의왕(22.73%)과 시흥(21.19%) 등은 20% 이상 폭등했다. 안산(19.42%)과 안양(15.23%), 남양주(14.36%)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수도권 지역의 공통점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나 신도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후광 효과를 입은 곳이라는 것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가 비(非)강남의 반란이 핵심이었다면 올 상반기는 ‘탈서울 내 집 마련’이 주요 키워드”라며 “인천과 경기 지역의 중저가 지역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몰려갔고, GTX 등 교통 호재까지 얽히면서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주뿐 아니라 지방 아파트 값도 껑충 뛰었다. 대전(8.60%), 대구(7.84%), 부산(7.58%) 등 광역시의 아파트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박 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서울과 지방 시장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에는 서울과 지방의 시장 사이클이 달랐는데 과잉 유동성의 영향으로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방에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세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상반기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전국 4.52%(전년 동기 1.94%), 수도권 4.30%(2.57%), 서울 1.79%(1.31%), 지방 4.73%(1.34%) 등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제주로 9.00% 상승했다. 세종(8.64%), 인천(8.51%)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반포 재건축 이주발(發) 전세난이 포착되고 있는 강남 4구의 경우 2.03% 상승하는 등 전셋값 상승률도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었다.
꺾이지 않는 집값과 전셋값 상승에 정부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 기조를 흔들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대책은 대부분 소진했기에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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