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국산 소재부품 개발이나 수입선 다변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자 부품이나 화학 제품 등 일부 품목의 대일(對日) 수출도 2년 연속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4일 발표한 ‘대(對)일본 소재부품 교역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전자 부품, 수송기계 부품, 일반기계 부품, 화학물질 및 화학 제품 등 산업에서 일본 수출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 특히 지난해 전자 부품의 대일 수출은 2018년 대비 5억 3,000만 달러 줄었으며 같은 기간 수송기계 부품도 5억 1,000만 달러 감소했다.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2년 동안 대일 무역수지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수출 규제 이후 2년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축소된 산업은 정밀기기 부품 하나인 반면 전자 부품, 고무 플라스틱, 수송기계 부품 등 3개 산업은 2년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났다. 특히 전자 부품의 무역수지 적자는 2018년 42억 1,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2억 8,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전자 부품, 수송기계 부품, 일반기계 부품, 화학물질 및 화학 제품 등은 대일 수출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 반면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전자 부품 등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무 플라스틱 제품과 전자 부품의 대일 수입 규모는 2년 만에 각각 1억 8,000만 달러, 5억 4,000만 달러씩 늘었다.
화학 제품의 일본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금액이 100만 달러 이상인 품목 중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위 10개 품목은 의존도가 99% 이상이었다. 철도 차량의 대일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았고 메타자일렌 등 석유화학 제품도 같은 상황이다.
연구원은 소재부품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최종 수요처가 되는 국내 마더팩토리(mother factory)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마더팩토리의 국내 입지에 필수적인 투자 규제 합리화 등 정책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며 “일본 의존도를 완화하는 동시에 양국 간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호혜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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