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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차 노조파업에 눈물 삼키는 협력사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존 위기에 몰렸다가 이제 좀 숨을 돌리려는데 파업까지 덮치면 어떻게 버티라는 말입니까.”

현대차·기아 협력 업체의 A 대표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에는 자금 대출 지원이라도 있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손해를 올해 만회해야 하는데 노조 파업이 현실화 또는 장기화화하면 엄청난 타격이에요.”

현대차에 또다시 하투(夏鬪) 먹구름이 몰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최근 임단협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오는 7일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노조는 연 1,000만 원을 웃도는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생산직 신규 채용, 미래 산업 울산 공장 유치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 노조가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절체절명의 경영 위기 상황에 부닥쳐도 오히려 무리한 요구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현대차 노조가 매번 파업 깃발을 들어올리면서 전리품을 챙길 때 그 이면에는 미래 세대의 한숨과 고혈(膏血)을 쥐어짜인 협력 업체의 눈물이 있었다. 생산 라인이 멈추면 협력 업체는 일감이 없어진다. 박봉인 월급이 더 줄고 일자리가 사라진다. 협력 업체들이 대규모 파업 때마다 성명을 내고 호소를 해도 노조가 귀를 기울이는 일은 없었다. 노조가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고임금을 받는 ‘모순’을 유지하기 위해 파업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대차 노사는 함께 바뀌어야 한다. 노조는 “공장을 멈추면 쩔쩔매는 것은 회사”라는 식상한 파업 전술을 접어야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노조를 회사의 미래를 논의할 상대로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수많은 협의회·TFT에서 원론적인 얘기만을 반복해서는 한걸음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다. 현대차 노사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은 대화를 시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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