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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韓中기업 러브콜에…휴젤, 경쟁입찰로 판다

신세계와 단독 협상 길어지자 선회

예비입찰 없이 이달말 바로 본입찰

신세계百, 인수자문사 라자드 선정

매각가 당초 2조원보다 더 오를듯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인 휴젤(145020)의 새 주인이 경쟁 입찰로 결정된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잇따라 휴젤 인수에 관심을 표하면서 매도자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은 수의계약이 아닌 제한적 경쟁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가려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각 가격은 신세계와 협의했던 2조 원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8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베인캐피털과 매각 주관사 BoA메릴린치가 이달 말 휴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예비 입찰은 따로 거치지 않고 바로 본입찰을 개시해 응찰 자격을 얻은 소수 원매자들로부터 가격 제안을 받기로 했다.

베인캐피털과 BoA메릴린치는 이달 초 일부 원매자들에게 휴젤의 기업 내용을 담은 가상데이터룸(VDR)을 개방했다. 보통의 공개 매각 과정에서 VDR은 예비 입찰을 통해 선정된 적격 예비 인수 후보(숏리스트)에만 공개되지만 이번에는 매도자가 우선적으로 본입찰 참여 후보를 추려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현재 신세계그룹과 SK그룹·GS그룹, 중국 바이오 기업, 글로벌 PEF 운용사 등이 실사에 참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라자드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으며, SK그룹과 GS그룹도 각각 자문사를 두고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의계약 방식을 고수하던 베인캐피털이 경쟁입찰을 개시하기로 한 것은 국내외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조용히 물밑 협상을 이어왔던 신세계백화점의 최종 의사결정이 늦춰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는 이미 협상을 벌였던 신세계그룹과 SK그룹·GS그룹이 본입찰에 뛰어들 전망이다. GS그룹은 경영권 인수보다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소수 지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SK그룹은 바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휴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바이오 기업이 응찰을 준비 중이다. 이 기업은 글로벌 PEF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공동 인수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매각 가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베인캐피털의 희망 가격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 2,6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휴젤의 현재 시가총액이 2조 9,145억 원(8일 종가 기준)이고 베인캐피털의 보유 지분율이 44%임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자가 몰리면서 휴젤의 가격 눈높이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사에 참여 중인 인수 후보들 모두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매각가는 2조 원을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외 여러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휴젤의 높은 수출 비중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휴젤의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46.6%에 달했다. 휴젤을 인수하는 기업은 해외 고객 증가에 따른 시장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가 중국 허가를 획득한 것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당장 12월부터 5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고 올 1분기에는 80억 원의 매출이 실적에 추가됐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6,000억 원 규모로 유럽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10억 원, 영업이익은 780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 증가한 295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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