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를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기업공개(IPO) 계획도 당초 나스닥 행을 추진하던 것에서 한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번 시리즈F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Aspex Management)와 DST Global,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신규투자자로는 자산규모 약 520억 달러(한화 약 59조 원)를 운용하는 밀레니엄 매니지먼트(Millennium Management)와 지난 4월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CJ대한통운(000120)이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 5,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작년 시리즈E 투자 후 약 1년 여만에 2.6배 오른 수준이다.
컬리는 이번 투자자들이 회사의 가파른 성장성과 미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컬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9,5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한 해만 280만 명의 신규회원이 가입했으며 지난 5월 말 기준 누적가입자수 8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컬리는 "가파른 성장을 지속할 동력은 단독상품 비중이 다른 장보기 및 이커머스 기업들에 비해 높다는 것"이라며 "전체 상품 거래액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유치와 함께 한국 증시 상장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컬리는 "마켓컬리를 아끼고 이용한 고객, 그리고 같이 성장해온 생산자 및 상품 공급자 등 컬리 생태계 참여자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컬리는 이번에 확보한 시리즈F 투자금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 등 물류 서비스의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UI 및 UX 고도화, 주문 및 결제 편의성 제고 등 다양한 서비스 기술 분야에도 투자를 집행한다.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도 확대하기로 했다. 컬리는 기존 서울 등 수도권에 제공되던 샛별배송을 올해 5월 기준 충청권까지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는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을 늘릴 예정이다.
이번 투자의 리드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의 에르메스 리(Hermes Li)는 "컬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인 동시에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하나인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혁신하는 선두주자"라며 "향후 새로운 서비스 지역 확장 및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 추가 등 의미가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컬리가 지난 수십년간 오프라인에서 머무르던 소비자들의 장보기 습관을 혁신적인 배송과 상품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으로 전환시킨 점, 또한 생산자들이 생산, 유통하는 방식에 데이터와 기술을 도입하여 고객들이 좋은 물건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힘쓴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생산자들과는 상생협력에 힘쓰고, 기술투자와 우수한 인재유치로 고객 가치를 높여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앞으로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