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의 e커머스 통합 법인 쓱닷컴(SSG.COM)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회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해 투자금 절반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피너티를 포함한 재무적투자자(FI)는 오는 2022년까지 회사에 3,000억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약정돼 있는데 이번 회수 자금의 일부는 재투자에 쓰일 것으로 보여 쓱닷컴의 투자 유치 작업은 예정대로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쓱닷컴의 FI로 참여한 어피너티는 약 2,000억 원(한도 대출 포함) 규모의 리캡을 지난달 마무리했다.
이번 리캡은 어피너티가 쓱닷컴에 투자한 후 단행한 첫 차입성 조달이다. 주선사는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며 차주는 어피너티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어피너티는 약 4% 수준의 금리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는 쓱닷컴 FI로 참여한 지 2년 만에 중간 회수에 성공했다. 쓱닷컴은 지난 2018년 신세계와 이마트(139480)의 온라인사업부를 각각 물적 분할한 뒤 합병 신설한 온라인 통합 법인이다. 설립 직후 어피너티와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총 1조 원의 신주 인수 투자를 약속 받았다. 이듬해 어피너티와 BRV는 1차 투자금인 3,500억 원을 각각 투자해 총 7,000억 원 규모의 쓱닷컴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차입금 없이 투자했던 어피너티는 이번 리캡으로 투자금과 리캡의 규모 차이만큼을 회수하게 됐다. 약 1,700억 원 규모다.
출범 당시에는 차입을 일으키기 어려웠지만 최근 회사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신선 식품을 앞세워 온라인식품 부문 2위까지 올라오면서 금융권의 벽을 허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쓱닷컴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469억 원, 순손실 33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손실 폭을 줄였다. 1분기 쓱닷컴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약 3,37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거래액(GMV) 역시 직전 해보다 39% 성장한 3조 9,000억 원 수준이었다. 유통 업계는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W컨셉과 이베이코리아가 쓱닷컴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인수 효과를 보일 경우 이르면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약속된 투자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FI가 투자금의 35%를 손에 쥐게 되면서 쓱닷컴의 자금 사정도 여유로워졌다. 어피너티가 회수한 자금은 쓱닷컴에 재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BRV와 어피너티는 총 1조 원 투자를 약정해 2022년까지 각각 1,500억 원을 추가 투자해야 한다. FI가 중간 회수 작업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한 만큼 쓱닷컴의 투자 유치 작업은 기한 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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